기부를 하겠다며 초등학생에게 접근한 뒤, 중고 거래를 대신 해주면 용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신종 사기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사기에 동원된 초등학생들이 피해자로부터 경찰에 신고를 당하는 동안 진짜 사기범은 종적을 감췄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초등학생 A 양은 지난달 인스타그램으로 기부를 하고 싶은데 도와줄 수 있느냐는 낯선 사람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20만 원어치의 상품권을 중고 플랫폼에 2만 원 정도 낮은 가격에 팔고 싶은데, 이를 A 양이 대신 팔고 15만 원만 자신에게 부쳐주면, 차액인 3만 원을 A 양에게 수고비로 주겠다는 제안이었습니다.
그러면서 A 양과 구매자에게 5만 원을 기부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용돈을 벌 수 있겠다고 생각해 수락한 A 양은 시키는 대로 상품권을 팔았는데 알고 보니 해당 상품권은 이미 사용된 상품권이었습니다.
거래 상대방은 A 양에게 항의했고 그제야 이상함을 눈치챈 A 양이 판매자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지만, 그때는 이미 사기범이 판매금을 모두 가지고 종적을 감춘 뒤였습니다.
A 양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초등학생임을 알리고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게시해 왔는데 미성년자들은 은행 계좌 개설이 가능하지만, 이체 한도가 높지 않다는 점을 노려 A 양처럼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접근하는 방식의 신종 소액 사기를 벌인 것으로 보입니다.
[피해 초등생 어머니 : 이런 사례가 되게 많다고 하더라고요. 애들이 (사기범이) 아닌데 괜히 얻어걸린 것처럼 중책이 돼서 보호처분 받고. 돈이 있으면 변호사 사서 빠져나오는데, 돈이 없으면 보호처분 받는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거든요.]
사기범들은 A 양에게처럼 직접 거래를 제안하는 것 외에도, 선행 사연을 알려주면 추첨을 통해 돈을 준다든지, 더 많은 돈을 주겠다며 중고 거래 플랫폼 계정을 잠시 빌려달라고 요구하는 방식 등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위조 신분증과 대포통장 수십 개를 활용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문이진, 디자인 : 류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