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30일) 광주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초등학생이 청소 차량에 치여 숨졌습니다. 그 현장에는 임시 분향소가 마련됐고,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운전자가 혼자 작업하고 있던 걸로 확인되면서 안전 규정에도 허점이 드러났습니다.
KBC 임경섭 기자입니다.
<기자>
한 손에 국화를 든 가족들이 추모 공간 앞에 섭니다.
어린 학생들은 과자를 놓으며 무거운 마음을 전달합니다.
아프지 말길, 하늘에선 행복하길 바라는 애도의 쪽지들이 추모 공간을 채웠습니다.
[초등학생 학부모 : 초등학교 3학년 남학생이 있는데 부모로서 생각했을 때 참담하고 슬퍼서, 인도에서 사고가 났다는 자체가 이해할 수가 없어서….]
어제 낮 1시쯤 학교를 나선 A 양은 엄마에게 곧 도착한다는 전화를 마지막으로 끝내 집에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집까지 불과 50m를 남긴 아파트 단지 내 인도에서 후진하던 5t 재활용품 수거차량에 치여 숨졌습니다.
40대 운전자는 후방 카메라 대신 사이드 미러를 보다 뒤에서 걸어오던 A 양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는데, 당시 홀로 작업 중이었습니다.
지자체의 위탁을 받은 생활폐기물 수거업체는 3명이 1조를 이뤄 작업해야 하지만 아파트와 계약을 맺은 수거업체에 대해서는 안전 의무 규정이 따로 없습니다.
인건비를 낮추려 하청 업체 직원을 고용하고 수거작업을 하는 탓에 직원 교육과 관리도 어렵습니다.
[피해 학생 할아버지 : 이해가 안 되는 게 그 큰 차를 혼자 간다는 것이… 이런 일이 다시는 반복이 안 됐으면. 이 슬픔은 아마 상처를 받지 않는 사람은 모를 것 같아(요.)]
운전자의 부주의와 안전 사각지대가 채 꽃피우지 못한 초등생의 생명을 앗아간 셈입니다.
경찰은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형수 KBC, 영상편집 : 조무환)
KBC 임경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