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교육부가 의대생들의 휴학 신청을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승인하도록 입장을 바꿨습니다. 처음에는 휴학을 받아주지 말라고 했다가, 내년 봄에 돌아오는 학생들만 받아주라며 조건을 달았다가, 여기서 한발 더 물러선 겁니다.
권지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의과대학이 설치된 40개 대학의 총장들과의 영상 간담회에서 "의대생의 휴학 승인을 대학의 자율적 판단에 맡기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동맹휴학 불가'를 천명한 교육부는 지난 6일, 내년 초에 돌아오겠다고 약속하는 학생에게만 휴학을 승인하라는 '조건부 승인' 방침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대승적 차원'이라며 '자율 승인'으로 선회한 겁니다.
대학, 의료계, 종교계까지 나서 '조건 없는 휴학 승인'을 요청하자 결국 한발 물러선 모양새입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동맹휴학 허용'은 아니고, 동맹휴학이 정당한 사유가 아니라는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의대생들 대부분은 지난 2월,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 등에 반발해 학교에 휴학계를 낸 뒤, 9개월째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을 휴학 처리할지 아니면 유급시킬지를 결정하는 시한을 상당수 대학은 이달 말로 잡았습니다.
교육부의 이번 조치는 대학의 요구를 수용해 의대생들의 유급과 제적을 막고, 의정 간 대화 국면을 조성해 보자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의사단체 15곳 가운데,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공식화한 의사단체는 2곳.
두 단체도 '조건 없는 휴학 승인'이 전제돼야 대화 시작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는데, 이번 조치로 협의체 출범에는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입니다.
[이종태/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이사장 : (교육부 조치를) 환영을 합니다. 우리는 여야의정 협의체가 열려서 여야의정 모두 같이 참여해서 진정성을 가지고 현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반쪽 출범으로 무게추가 기울기 시작했지만,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협의체 자체에 부정적인 건 넘어야 할 산입니다.
협의체의 한 축인 민주당도 전공의 참여 없는 협의체는 무의미하다는 분위기라서 이른 시일 안에 첫 대화의 장이 열리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영상편집 : 유미라, 디자인 : 이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