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30일)은 경제부 박예린 기자와 함께합니다. 박 기자, 음료 마실 때 쓰는 종이빨대네요. 이 종이빨대가 이제는 꽤 익숙해졌는데 요즘 유통업계 분위기는 좀 달라졌다고요?
<기자>
한때 카페에서 종이빨대 많이 보셨을 텐데요.
지금은 종이빨대에서 다시 플라스틱 빨대로 바뀌고 있는 반대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식품기업 농심은 당장 다음 달부터 음료 브랜드 카프리썬의 종이빨대를 다시 플라스틱 빨대로 바꾸겠다고 밝혔습니다.
농심이 음료 브랜드 카프리썬에 종이빨대를 도입한 건 지난해 2월인데요.
약 20개월 만에 다시 플라스틱 빨대로 돌아가는 겁니다.
농심의 이 같은 결정에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김소정/서울 양천구 : 조금만 눅눅해지면 빨대가 아예 안 꽂혀서 못 먹고 버린 적이 두세 번 돼요.]
저도 이 빨대 써봤는데, 너무 얇다 보니 음료 포장재를 제대로 뚫기가 어려웠습니다.
실제 인터넷에 비슷한 불편 느낀 분들 많았는데요.
구부러진 종이 빨대 사진도 굉장히 많았고 포장재를 잘 뚫기 위한 비법도 공유될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농심에 접수되는 종이빨대 불만 건수만 매달 100여 건에 달했다고 합니다.
이에 농심도 빨대 절단면 각도를 조정하거나 강도 보완에도 나섰지만, 효과가 크지는 않았습니다.
거기다 종이빨대는 얇을수록 금방 눅눅해지는데요.
이게 맛에도 영향을 끼치면서 카프리썬 판매량이 지난해에만 10% 넘게 줄었습니다.
결국 농심도 소비자 편의를 위해 다시 플라스틱 빨대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걸로 보입니다.
<앵커>
업체들 마음대로 이렇게 다시 플라스틱으로 돌아가도 되는 건가요. 정부 방침 때문에 못 썼던 거 아닙니까?
<기자>
원래는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카페 내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규제를 시행하기로 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정책들 현재는 무기한 유예된 상태입니다.
지난 2022년 정부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카페에서의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었습니다.
초기에 자영업자, 프랜차이즈 기업의 혼란을 막고자 1년의 계도기간도 줬었는데요.
이 기간 동안에 여러 카페 프랜차이즈도 종이빨대를 도입했었습니다.
또 종이빨대를 만드는 업체도 굉장히 많이 생겼었습니다.
그런데 이 계도기간 종료를 앞둔 지난해 11월 환경부가 돌연 규제를 무기한 연기했습니다.
자영업자들의 반발 등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이유인데, 갑작스러운 무기한 연기에 일부 종이빨대 제조업체들은 도산하는 곳도 생겼습니다.
여기에다 최근에 종이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환경에 더 안 좋다는 환경부 용역보고서도 나와 논란이 일었습니다.
빨대를 생산하는 그 순간뿐만 아니라 폐기하는 순간까지 나오는 유해물질을 측정해 보니 빨대 5억 개를 매립한다고 했을 때 종이빨대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이 플라스틱 빨대의 4배가 넘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종이 빨대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많이 바뀌면서 다시 플라스틱 빨대로 돌아가는 곳도 많아진 걸로 보입니다.
<앵커>
플라스틱 줄이는 건 정부나 기업이나 다 신경을 써야겠죠. 기업들 가운데서는 어디가 앞장서는 분위기인가요?
<기자>
특히 식품기업들이 플라스틱 줄이기에 굉장히 열심히입니다.
보시다시피 과자를 담는 종이 박스들도 원래는 플라스틱 용기들이었거든요.
지금은 다 이렇게 종이로 바꾼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변화를 가장 쉽게 체감할 수 있는 건 과자나 음료를 감싸는 '포장지'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최근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생수 구매하시면 겉에 라벨이 없는 제품 많이 보셨을 텐데요.
2026년부터는 생수 겉에 붙어 있는 비닐 라벨, 이 비닐 라벨이 없는 무라벨 생수가 의무화됩니다.
그러면서 관련 제품 출시가 굉장히 이어지고 있는 건데요.
여기에 아예 직접 원료를 개발하거나 재활용에 나서는 식품 기업도 늘었습니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인 포장재를 직접 개발하거나, 생분해되는 원료인 사탕수수로 만든 선물세트 박스도 출시되고 있습니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이런 친환경으로의 변화 지금 당장은 비용이 많이 들 수 있는데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앞으로 더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