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손잡고 가족 여행?…'30만 명분' 배낭에 숨긴 아빠

<앵커>

필리핀에서 마약을 대량으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한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자녀와 함께 가족 여행을 다녀오는 거처럼 위장해서 마약을 몰래 들여온 걸로 드러났습니다.

이태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커다란 여행용 가방을 끌고, 어깨에 배낭을 멘 남성이 가족들과 함께 아파트로 들어갑니다.

아내, 자녀들과 필리핀으로 여행을 다녀온 건데 배낭에는 마약이 들어 있었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30대 A 씨는 가족여행인 척 위장해 필리핀에서 마약이 든 배낭을 받아 인천공항으로 들여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박원식 경정/강남경찰서 형사2과장 : (공항 입국장에서) 가족의 손을 잡고 자연스럽게 나오는데요. 그 과정에서 검색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마약을 과자 등과 함께 배낭에 넣어 형체를 알아보기 어렵게 하는 방법으로 필리핀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런 식으로 지난 6월부터 4차례에 걸쳐 A 씨가 밀반입한 마약은 필로폰 6.6kg과 케타민 800g.

30만 명이 동시 투약 가능한 양으로 35억 원어치에 달합니다.

마약은 국내에서 유통책이 1g씩 나눠 포장해 약속된 야산에 묻어두면 판매책이 가져갔고, 던지기 수법으로 판매됐습니다.

일당은 이렇게 오피스텔 건물의 비상구 조명 스위치 함을 뜯고 마약을 숨겨 구매자에게 전달했습니다.

경찰은 마약류 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A 씨 등 4명을 구속 송치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텔레그램에서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고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시중에 유통하지 못한 필로폰과 케타민 18억 원 상당의 마약을 압수하고 필리핀에서 마약을 넘겨준 총책 등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세관 측은 기내 수하물의 경우 입국 시에는 검색대를 통과하지 않아 적발에 한계가 있다면서 주요 마약 밀수국가에서 입국하는 경우 검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안여진, VJ : 이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