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기아가 삼성을 누르고 4승 1패로 우승을 확정했습니다. 통산 최다 우승 기록을 12회로 늘린 기아는, 37년 만에 광주 홈 구장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기자>
9회초, KIA 마무리투수 정해영이 삼성 마지막 타자 김성윤을 삼진으로 잡아내는 순간, KIA 선수들은 일제히 그라운드로 달려나와 서로를 끌어안고 우승의 감격을 만끽했습니다.
1987년 이후 무려 37년 만에 눈앞에서 우승의 순간을 목격한 타이거즈 팬들의 환호와 눈물이 챔피언스필드 관중석을 가득 채웠습니다.
선수들은 한국시리즈 전 약속한 대로, KIA 치어리더 팀의 '삼진 댄스' 이른바 '삐끼삐끼 춤'을 함께 하며 팬들을 또 한 번 기쁘게 했습니다.
2009년과 2017년, 선수로 KIA의 우승을 이끈 데 이어 감독 부임 첫해부터 정상에 오른 이범호 감독은 활짝 웃으며 밤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이범호/KIA 감독 : (우승을) 첫 시즌에 이루게 돼서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또다시 준비해서 내년에도 꼭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습니다.]
경기 초반, 삼성 타선에 홈런 세 방을 내주고 끌려가던 KIA의 추격을 이끈 선수는 마흔 살 노장 최형우였습니다.
3회 1타점 적시타에 이어, 5회, 우측 담장을 까마득하게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려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기세가 오른 KIA는 삼성 투수진의 제구 난조를 틈타 볼넷 3개로 만루 기회를 만들었고, 김도영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는 순간 삼성 김윤수의 폭투를 틈타 2루 주자 박찬호까지 과감하게 홈을 파고들어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6회에는 원아웃 1-3루 기회에서 4차전 결승 만루포의 주인공 김태군이 유격수 옆 내야안타로 마침내 승부를 뒤집었고, 8회, 박찬호가 좌중간을 가르는 쐐기 1타점 2루타를 터뜨려 홈팬들을 열광시켰습니다.
5경기에서 타율 0.588의 불방망이를 휘두른 KIA 김선빈이 시리즈 MVP에 선정됐습니다.
[김선빈 KIA 내야수/한국시리즈 MVP : 우승하면서 이렇게 MVP를 받는 것도 참 최고의 순간이고, 키 작은 선수가 못한다는 편견이 많았는데 그걸 깨뜨려서 지금 너무 좋습니다.]
2017년 이후 6년 만에 정상에 오른 KIA는 통산 최다 우승 기록을 12회로 늘리며 한국 최고 명문 구단의 입지를 더욱 굳혔습니다.
(영상취재 : 주 범, 영상편집 : 장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