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후 변화는 이렇게 계절 풍경을 바꿔놓을 뿐 아니라 농가들에도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얼마 전 10월에 이례적으로 태풍만큼이나 강한 바람이 불었던 탓에 한창 자라야 할 월동무들이 시들었다고 합니다.
JIBS 신동원 기자입니다.
<기자>
4천 제곱미터가 넘는 한 월동무 밭.
이달 파종을 마쳐 한창 자라야 할 시기지만, 월동무 잎들이 생기를 잃었습니다.
밭 곳곳에는 이미 텅 비어버린 모습도 확인됩니다.
손바닥 크기만큼 자랐어야 할 어린 월동무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한 채 시름시름한 모습니다.
모두 상품 가치를 잃은 것들입니다.
문제는 이런 피해를 입은 게 한둘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달 파종을 마친 해안가 월동무 밭을 중심으로 절반가량이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달 파종 물량은 도내 전체 월동무의 20%를 차지합니다.
원인은 열흘 전쯤 불어닥친 이례적인 태풍급 강풍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초속 20m에 가까운 강풍이 해상 만조 시기와 겹치면서 월동무 밭으로 염분이 날아들었다는 겁니다.
[현승민/제주월동무연합회 이사 : 10월에는 그렇게 큰 바람이 없는데 이례적으로 10월 19, 20일 바람이 워낙에 태풍 같은 바람 때문에 늦게 간 무가 피해를 심하게 봤어요.]
특히 지난달 중순 강풍으로 파종 시기를 늦췄던 농가는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입게 됐습니다.
시기상 재파종도 불가능한 상황이라, 일부 농가에서는 폐작까지 검토할 정도입니다.
월동무 생산단체에서는 올해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잦은 비날씨로 무름병 등 병해충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부터 이어진 이례적인 강풍 피해까지 겹치면서 월동무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고승한 JIBS)
JIBS 신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