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태원 참사 이후 서울시는 인파 사고 취약 지역을 집중 분석했습니다. 사고를 더는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안전 대책의 하나였는데, 350여 곳이 여전히 사고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현장을 저희가 확인해 봤습니다.
긴급 점검, 신용일 기자입니다.
<기자>
펜스를 쳐놓은 좁은 거리에 인파가 가득합니다.
지난 25일 저녁,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명품브랜드 행사에 연예인을 보려는 시민 700여 명이 몰렸습니다.
통제가 어려워지자 행사는 취소됐습니다.
[인근 상점 관계자 : 인도 없는데 이쪽 도로 쪽으로 삐져나올 정도로 사람이 많이 있었고.]
낮에 가보니, 해당 거리 일대는 인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은 곳이 대부분입니다.
워낙 좁은 길이다 보니 차와 사람이 서로 피해 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김영욱/세종대 교수 : 월요일 5시인데도 사람이 이렇게 많잖아요. 이미 보행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길인데 지금 바닥 포장해 놓은 것들은 차량 위주의 보도예요.]
그런데도 이 지역이 소위 '뜨는 거리'가 되면서 연예인 행사 등이 잦아졌고, 수백 명만 몰려도 길이 막히기 일쑤입니다.
[김영욱/세종대 교수 : 그러니까 딱 이 지점에 무대가 설치돼요. 인파 사고 예방에서 제일 중요한 게 뭐냐 하면 정체시키지 말아야 하는 건데.]
이태원 참사 이후 서울의 인파 사고 우려 지역에 대한 조사를 벌인 서울연구원은 성수동을 '수시운집형' 취약 지역으로 분류했습니다.
또 다른 취약 지역으로 분류된 강남역 11번 출구 일대는 병목현상이 문제입니다.
인도를 걷다 보면 벤치나 화단, 지하철 환풍구 등으로 갑자기 좁아지는 곳이 많이 나타납니다.
평소 유동 인구도 많은 데다, 인파까지 몰리면 밀집도가 순간적으로 크게 높아집니다.
[김영욱/세종대 교수 : 버스 정류장들이 있는데 정류장에 대기 행렬이 있습니다. 저 앞을 보면 사람들이 굉장히 이렇게 밀집해서.]
이태원 참사 이후 서울시는 인파 밀집 지역에 CCTV를 추가 설치하고, 밀집도를 표시하는 전광판도 세웠습니다.
하지만 전광판이 너무 높은 곳에 있어 잘 눈에 띄지 않고 바닥에 그려놓은 밀집도 확인 표시는 의미를 이해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강희수/서울 성동구 : (무슨 목적으로 만든 거 같으세요?) 방향 표시 같은데요? 빨간색 파란색.]
참사 1년 9개월 만에 보고서를 내놓은 서울연구원은 취약 지역마다 맞춤형 안전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이상민, 화면제공 : 성동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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