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수출 증가세가 한풀 꺾인 상황에서도 SK 하이닉스가 지난 3분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얼마 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던 삼성전자와 달리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던 하이닉스는 시장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최대 실적의 배경, 한지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SK하이닉스 3분기 매출은 17조 5천731억 원, 영업이익은 7조 300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매출은 1년 전보다 93.8% 늘었고, 영업이익은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의 역대 최대 기록마저 경신했습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돈 실적입니다.
고대역폭 메모리, HBM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단연 눈에 띕니다.
HBM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0%, 전 분기 대비로도 70% 이상 증가했습니다.
AI 반도체 생태계를 주도하는 엔비디아 공급망에 일찌감치 합류한 효과를 톡톡히 본 겁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반도체 겨울론'도 일축했습니다.
[SK하이닉스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 : 앞으로는 컴퓨팅 파워의 요구량이 더욱 늘어나고 계산 재원이 더 많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AI 반도체나 HBM의 수요 둔화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입니다.]
3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급증한 순이익을 낸 타이완의 TSMC 회장도, "AI 수요는 진짜(real)라며 고객들의 강력한 AI 수요를 지속적으로 관찰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2조 원 이상 웃돕니다.
스마트폰과 PC 등 IT 기기 수요 둔화와 중국 업체의 맹추격으로, 범용 메모리 분야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낸 삼성전자와 뚜렷이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AI 붐에 올라타느냐, 못 타냐에 따라 기업의 실적은 양극화되고, 반도체 의존 비중이 큰 나라의 경제성적표도 바꿀 전망입니다.
(영상편집 : 최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