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상장할 가능성이 없는 주식을 비싸게 팔아 수십억 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사업계획서까지 내밀며 속인 이들에게, 피해자들은 100원짜리 주식을 최대 3만 원을 주고 사들였습니다.
최승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찰관들이 들이닥친 텔레마케팅 업체 사무실.
책상 위에 휴대전화들과 돈뭉치, 현금 계수기가 있습니다.
업체 대표의 집 금고에서는 5만 원권 돈다발이 나옵니다.
이 텔레마케팅 일당은 투자 전문가를 사칭하며 투자자들을 유인한 뒤 상장 가능성이 없는 비상장 주식을 비싸게 판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A 사의 사업 계획서와 홍보성 인터넷매체 기사 등을 보여주며 상장되면 고수익이 보장된다고 투자자들을 속였습니다.
이런 식으로 액면가 100원의 비상장 주식을 최대 300배 비싸게 부풀린 가격에 팔았습니다.
특히 경영난을 겪어온 A 사 대표가 범행에 가담해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비상장 회사 대표 : 내년 1분기까지 가져가시면 상장해서 한 2~3배는 먹을 수 있으실 거거든요.]
[사기 피해자 : 진짜 이게 상장이 되는 게 맞는 거죠?]
[비상장 회사 대표 : 당연히 하죠. 지금 우리 미국에서 법인 설립하고 지금 난리가 아니거든요.]
이들은 이런 식으로 지난해 9월부터 7개월 동안 280여 명에게 모두 55억여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결혼 자금과 빌린 돈을 포함해 많게는 5억 원 넘게 뜯긴 피해자도 있었습니다.
[사기 피해자 : 결혼은 파혼하게 됐고, 주택청약 당첨된 것도 날아가게 됐고, 가족들이랑은 크게 싸워서 집도 나오게 됐어요.]
일당은 포토샵으로 조작한 수익률 사진을 보여주고 투자자들의 계좌에 실제 상장이 확정된 기업의 비상장 주식을 조금 끼워 제공하며 의심을 피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A 사 대표와 텔레마케팅 업체의 대표 등 5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텔레마케팅 업체 직원 등 41명은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 영상편집 : 최혜란, 디자인 : 장성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