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의과대학 학장들의 모임과 의학계 학회들로 이뤄진 단체가 여야의정 협의체에 합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지 약 40일 만으로, 의사 단체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대화에 참여하겠다는 단체가 나온 겁니다.
박하정 기자입니다.
<기자>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제안받은 의사단체는 모두 15곳이었습니다.
처음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2곳은 대한의학회와 의대협회.
193개 전문학회가 모인 의학회는 전공의 수련 과정을 개발하고 지도하는 의료계 내 대표적 학술 단체입니다.
의대협회는 전국 40개 의대의 학장들이 모여 있는 단체입니다.
의대 교수들이 주축인 두 단체가 대화 테이블에 앉겠다며 첫 테이프를 끊은 셈입니다.
이들은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는 분명히 반대하지만, 의료 붕괴를 더는 묵과할 수도 없어서 나섰다고, 참여의 배경을 밝혔습니다.
[이종태/의대협회 이사장 : 물론 정부의 전향적이고 가시적인 태도가 있어야 하지만 이런 부분의 이슈를 의료계가 늘 끌려만 다닐 것이 아니고….]
다만 협의체 출범 전에 의대생 휴학이 대학의 자율적 의사에 따라 허용돼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습니다.
또 2025,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협의체가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도 덧붙였습니다.
여야와 정부는 이들의 참여 결정을 반겼습니다.
9개월째 평행선만 긋던 의정이 대화의 물꼬를 틀지 주목되는데,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유일한 법정 의사단체인 의사협회는 전공의와 의대생 요구를 반영한 협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호의적인 반응을 내놓으면서도 현시점에서는 참여하지 않겠다며 일단 지켜보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반면 의료 공백 사태의 핵심 당사자인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SNS를 통해 "허울뿐인 협의체에 참여할 의향이 없다"며 날을 세웠습니다.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문제의 경우, 수험생 지원이 끝난 수시는 놔두고, 정시 정원 가운데 증원된 300여 명을 백지화하자는 의견이 의료계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이 문제가 우선 협상의 쟁점이 될 것으로 점쳐집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김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