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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온' 사라진 가을 전어…수산물 가격 '껑충'

<앵커>

유달리 길었던 폭염에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제철인 전어나 꽃게 어획량이 크게 줄었습니다. 이 때문에 수산물의 가격이 크게 뛰고 있습니다.

김형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수도권 최대 어항인 인천 소래포구의 어시장.

가을철 대표 어종으로 불리는 전어를 사려하니, 평년보다 몸길이가 짧고 살도 빈약합니다.

[전어 상인 : (작년엔) 이런 건 안 잡아왔는데, 올해는 떡전어가 안 잡혀요. 전어가 없어서. 그러니까 작은 것만 들어오는 거예요.]

그나마도 지난해 보다 들어온 물량이 1/3 수준에 그쳐 가격이 세 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김태일/전어 수산업체 이사 : 전어 제철이잖아요. 10월이면 이 시기에 어느 정도 양이 나와줘야 하는데, 작년에 비하면 50% 이상은 조업이 안 되고 있는 상황…]

또 다른 가을철 인기 수산물인 꽃게도 마찬가지.

[꽃게 상인 : 이 꽃게가 지금 바닥에 차야 하고, 저 수족관에도 가득 차야 하는데 이거밖에 없어 이거밖에. 수족관에도 없잖아요, 텅 비었잖아요.]

줄어든 어획량에 수꽃게와 암꽃게 모두 가격이 세 배로 뛰었습니다.

가을 제철 수산물이 귀해진 건 '뜨거워진 바다' 때문입니다.

올해 유달리 긴 폭염에 수온 28도 이상일 때 발령되는 고수온 특보가 사상 처음 70일 넘게 이어졌고, 상대적으로 차가운 물에 사는 가을 어종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한 겁니다.

사시사철 자라는 바지락도 고수온 영향에 집단 폐사하고 있습니다.

[바지락 상인 : 수온이 맞지 않아서 (바지락이) 죽었다고… 보니까 껍데기에 막 펄만 잔뜩 들어 있고 다 죽었더라고.]

이러다 보니 한 대형마트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가을철 구색상품인 전어회 판매를 아예 취소했고, 굴, 전복, 오징어 등 단골 식자재 물량 수급에도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이상 고온이 식품 가격을 위협하는 이른바 '히트플레이션' 현상, 작황이 부진해진 채소와 과일에 이어 수산물로도 확산하며 밥상 물가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VJ : 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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