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비공개로 만난 면담 내용이 하나둘씩 알려지면서 후폭풍이 일고 있습니다.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당내 우려를 전달했지만, 윤 대통령은 여당의원들이 야당과 같은 입장을 취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우리 의원들을 믿는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기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그동안 김건희 여사 특검법 처리 때 의원 다수를 설득했는데, "여론이 악화되면 걱정된다"는 말로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세 번째 김 여사 특검법안 재표결시 이탈표가 나와 특검법을 막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한 겁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여당이 헌정을 유린하는 법에 브레이크를 걸어서 다행이고 감사하다"면서도 "우리 의원들이 야당과 같은 입장을 취할 경우 어쩔 수 없겠지만, 의원들을 믿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대표가 김 여사와 가까운 인맥을 쇄신해 달라며 8명의 실명을 언급하자 윤 대통령은 "문제 있는 사람은 정리했던 걸 한 대표도 잘 알지 않느냐"며 "누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전달하면, 내용을 보고 조치를 판단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김 여사 공개 활동 중단 요구에 대해서는 "꼭 필요한 공식 행사가 아니면, 이미 많이 자제하고 있다.", "관례에 근거해 많이 줄였는데 그것도 과하다고 하니 더 자제하려 한다, 지켜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의 조속한 임명도 건의했는데, 윤 대통령은 "여야가 협의할 문제"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독대 요청 뒤 한 달 만에 성사된 만남이었지만, 핵심 안건인 김 여사 문제 해법을 놓고 간극만 확인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여권 내 우려대로 김 여사 특검법 처리가 당정·당내 갈등의 뇌관이 됐습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 영상편집 : 최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