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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 살인' 유사한데…기준 모를 '신상 공개'

<앵커>

서울 아파트 흡연장에서 이웃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28살 최성우는 신상정보가 공개된 채 오늘(22일) 첫 재판을 받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 발생한 일본도 살인 사건의 피의자는 유족의 요청에도 신상정보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신상정보 공개를 놓고 왜 이렇게 다른 판단이 나온 건지, 편광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남성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걸어 나옵니다.

지난 8월 아파트 흡연장에서 28살 최성우에게 살해당한 70살 A 씨의 마지막 모습입니다.

검찰은 최성우가 자신과 자신의 어머니에게 A 씨가 위해를 가하려 한다는 망상에 빠진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A 씨 딸 : (키·몸무게가) 166cm에 44kg이었고요. 노약자 그 자체에요. 말이 안 되죠. 해칠 수가 없어요.]

서울북부지검은 살인 혐의가 중대하고 수법이 잔인하다는 등의 이유로 최성우의 얼굴과 이름, 나이 등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과 비슷한 지난 7월 일본도 살인사건은 결과가 달랐습니다.

이 사건 공소장에도 가해자가 자신과 마주친 이웃이 중국 스파이라는 망상에 빠진 채, 범행을 저질렀다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서부지검은 유족의 신상정보공개 요청에도 가해자를 비공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유족들의 2차 피해 등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남언호 변호사/두 사건 유족 대리 : 유족들이 가장 이해를 할 수 없는 부분인데요. 가해자 신상이 공개되는 것과 피해자 유족의 2차 피해는 직접적 관련성이 없다….]

중대범죄 피의자 신상정보공개는 내부와 외부 전문가 7명 이상으로 구성되는 신상공개위원회가 판단합니다.

하지만 지역마다, 또 검찰과 경찰마다 별도로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보니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사례들이 쌓이지 않은 그런 상황이라,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판단 그걸 갖다가 완전히 없애기는 쉽지 않을 거고.]

전문가들은 신상정보공개의 구체적인 기준 마련과 함께 영장제도처럼 단일 절차로 심사받는 제도 마련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김준희, 디자인 : 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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