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영업자들에게 일종의 퇴직금 역할을 하는 노란우산공제를 담보로 급전을 빌리는 대출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보다 3 배 넘게 늘었는데, 그만큼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얘기입니다.
박재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음식점을 운영하는 A 씨는 5년 전 '노란우산공제'에 가입했습니다.
소상공인들에게 일종의 '퇴직금' 또는 폐업 때 재기 목적인데, A 씨는 올해 초 그동안 부은 돈을 담보로 1천만 원 넘게 대출을 받았습니다.
[음식점 대표 : (코로나) 정책자금 대출 만기 기한이 거의 다 작년이랑 올해, 이렇게 다 겹쳐서 그거 갚고….]
코로나 때 받은 대출 만기가 지난해부터 집중됐는데, 내수는 회복되지 못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된 겁니다.
'퇴직금'인 공제금을 담보로 한 대출 규모는 코로나 초기 2조 3천억 원에서 지난해 7조 2천억 원으로 3배 뛰었습니다.
올해 9월까지 6조 5천억 원이 넘어 연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예정입니다.
노란우산공제 납부금 자체를 연체하는 규모도 코로나 때의 2배에 달합니다.
[음식점 대표 : 코로나 때문에 지원금이 많이 나왔잖아요. 그래서 못 느꼈을 수도 있었어요. (이제) 지원도 다 이제 끊겼고 대출도 만기랑 이율도 많이 오르고 하니까….]
폐업 공제급 지급 건수는 올해 6만 건을 넘어서면서 대부분 지역에서 코로나 이후 1.5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40~60대 사이 소상공인이 주를 이뤘습니다.
[중고 제품 판매업체 대표 : 돈이 없는 사람은 폐업도 못 해. 그냥 할 수 없이 갖고 있는 거야. (폐업과) 동시에 빚 다 갚아야 되는데, 그래서 못 한다는 거야.]
한계에 다다른 소상공인 위기, 선별적인 재정 지원과 재기를 위한 폐업 지원 쪽으로 방향이 전환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김진원, 디자인 : 박초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