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약 3년여 만에 기준금리가 인하됐지만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히려 오른 걸로 나타났습니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집 때문에 돈 빌리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왜 이런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지 유덕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변동금리로 빌린 주택담보대출을 갚아나가고 있는 A 씨, 3년 전 3%대이던 이자율이 요즘은 5%대를 넘어 부담이 큽니다.
[A 씨/변동금리 대출 상환 중 : 3일 전엔가 또 상환을 했는데 (대출금리가) 5.2%인가였습니다. (기준 금리) 인하됐다고 하고 인하한다고 하는데 체감하는 건 거의 없습니다.]
한국은행이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0.25%p 내렸는데,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는 오히려 올랐습니다.
4대 은행의 고정금리 주담대 금리 하단은 일주일새 0.16%p, 변동형 상하단은 0.04%p 각각 상승했습니다.
신규 취급 변동금리 대출의 경우 금리가 7%에 육박합니다.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통상 시장금리 하락은 대출 금리에 일정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인데, 금융채와 코픽스 등 지표금리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먼저 반영돼 떨어졌다가 최근 다시 오르는 추세입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요구 영향도 큽니다.
주담대 금리는 지표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되는데,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빚 총량을 죄어왔습니다.
가계빚 증가폭이 줄기는 했지만, 안정됐다고 보기는 아직 일러 당분간 은행들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낮습니다.
[이창용 총재/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 (지난 11일) : (시중 은행들이) 훨씬 더 목표치를 넘겨서 가계대출을 늘려놨기 때문에 은행 자체가 가계대출을 스스로 위험관리를 해야 될 그런 상황이라고 저희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금에 주는 이자는 비슷한데 대출자에 받는 이자는 늘어나니, 5대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4월부터 축소되다 8월 들어 다시 커져 이자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강윤정·장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