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직 경찰관이 경찰서에 압수된 도박자금 수억 원을 몰래 빼돌렸다가 경찰서 안에서 체포됐습니다. 이 경찰관은 이런 압수품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은 경찰이었습니다.
이태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강남경찰서는 지난 14일 범죄예방과 소속 A 경사를 절도 혐의로 사무실에서 긴급 체포했습니다.
A 경사는 불법도박 사건으로 압수돼 있던 현금 등 압수물을 여러 차례에 걸쳐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액수는 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경사는 앞서 강남경찰서 수사과 소속으로 압수물 관리 업무를 담당했었습니다.
압수물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최근 압수물 현황을 살피다 액수가 맞지 않는 점을 파악해 수사에 나섰습니다.
빼돌린 돈의 행방에 대해 A 경사는 명확히 진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A 경사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 : 수사 중에 있으니까 내가 언급을 못하겠네요.]
앞서 지난 4일에는 강남경찰서 생활질서계 소속 50대 경위가 유흥업소 관계자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습니다.
지난 8월에는 가상자산 관련 사건 관계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수사과 소속 경위가 직위 해제됐습니다.
두 달 사이 강남경찰서에서만 경찰 3명이 비위로 수사를 받게 된 건데, 강남서만의 일이 아닙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각종 비위 행위로 전국에서 349명의 경찰관이 징계를 받았고, 최고 수위인 '파면'은 5년 새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의 잇단 비위에 대해 조지호 경찰청장은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며 거듭 경고해 왔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인 걸로 드러나면서 말뿐인 경고에 그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최혜영, 디자인 : 장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