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에서 빚 내기가 어려워진 요즘, 카드론이나 현금 서비스를 쓰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걸로 집계됐습니다. 돈 줄이 막힌 취약층이 카드 대출로 몰리는 풍선 효과가 나타난 걸로 보입니다.
박예린 기자입니다.
<기자>
임금을 못 받아 생활고에 시달리던 건설장비 기사 A 씨는 얼마 전 카드론을 받았습니다.
은행 대출을 받기에 문턱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A 씨/카드론 이용자 : (금리만) 20%이다 보니까 그 이자도 만만치가 않죠. 체감은 40%, 50% 되죠. (카드 빚이) 1천6백만 원 정도가 있는데, 돌려 막기를 하다 보니까 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거든요.]
서민의 급전 창구인 카드 대출의 증가세는 통계로 확인됩니다.
지난달 말 기준 카드 대출 규모는 44조 6천65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7월과 8월 카드론 증가액은 6천억 원 이상씩 기록해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가계 대출 증가를 막기 위해 1금융권과 저축은행도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로 몰렸다는 분석입니다.
[김대종/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정부가 인위적으로 DSR 규제를 확대하거나 대출을 규제하게 되니까 카드론이라든지 캐피탈 대출 (증가) 같은 풍선효과를 가져온다….]
서민들의 상환 부담도 커졌습니다.
고금리 여파로 카드론 대금 일부만 갚고 나머지는 돌려 막기 하는 '리볼빙' 사용은 지난해보다 8%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카드론 금리는 평균 14%대로 높은데, 카드 대출 연체율은 처음 3%대를 넘어, 연체 금액도 2년 전 9천억 원에서 지난달 말 1조 3천억 원을 넘겼습니다.
취약 차주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런 경우 통상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 규제 완화와 정책금융상품 확대책을 펼치는데, 가계빚 규모가 부담스러운 수준이라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김윤성, 디자인 : 김한길·최재영·방명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