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레바논 전역에서 무선호출기에 이어 이번에는 무전기가 연쇄 폭발해 20명이 숨졌습니다. 사상자가 3천 명을 넘어선 가운데 폭발 배후로 지목된 이스라엘은 전쟁의 새 단계가 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보도에 이종훈 기자입니다.
<기자>
헤즈볼라 대원의 장례식 도중 둔탁한 폭발음과 함께 한 남성이 쓰러집니다.
베이루트 외곽의 한 건물 내부도 벽이 검게 그을리고 폭발 잔해들이 널려 있습니다.
현지 시간 18일 레바논 전역에서 헤즈볼라의 무전기 수백 대가 동시에 폭발했습니다.
최소 20명이 숨지고 450명이 다쳤다고 레바논 보건부는 밝혔습니다.
하루 전 무선호출기 연쇄 폭발에 이어, 이번에는 무전기가 동시다발로 터지면서 사망자는 이틀 새 최소 32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는 3천100명을 넘어섰습니다.
[하셈 사피에딘/헤즈볼라 집행위원장 : 이러한 공격에는 필연적으로 상응하는 처벌과 보복이 따를 것입니다. 이 형벌은 신의 뜻에 따라 반드시 행해질 것입니다.]
폭발한 무전기는 일본 통신회사 ICOM 상표가 붙었는데, 지난 2월 헤즈볼라가 무선호출기와 함께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기업은 2014년 이후 제품 출하를 중단했다며 관련성을 부인했습니다.
이번 폭발로 헤즈볼라 최정예 라드완 부대가 심각한 피해를 입고, 태양광 패널과 지문인식장치 등도 함께 터졌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연이은 무선호출기, 무전기 폭발에 이스라엘 정보기관 개입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모사드가 2년 전 BAC 등 유령회사를 차리고 제조 과정에서 기기에 폭발물을 심은 뒤 헤즈볼라에 공급해 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스라엘은 "공격 수단은 많이 남아 있다"며 배후설을 간접 시인했습니다.
[갈란트/이스라엘 국방장관 : 우리는 새로운 전쟁 단계의 시작점에 있으며 우리는 여기에 적응해야 합니다.]
이어 작전의 무게 중심이 북부로 이동하고 있다며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영상편집 : 채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