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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흔적이라도"…6년째 끊긴 이산가족 상봉 행사

<앵커>

가족 친지와 정을 나누는 명절이지만 그럴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74년 전 분단이 갈라놓은 이산가족입니다.

정부가 정한 2번째 이산가족의 날을 맞아 정혜경 기자가 이들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올해 87세인 배인섭 씨는 아직도 74년 전 13살 때 기억이 생생합니다.

6·25 전쟁이 일어난 해, 인천 강화군에 살던 배 씨 가족들은 식사 중 들이닥친 인민군에 아버지가 체포되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이후 아버지가 개성으로 끌려갔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더 이상 아버지 소식을 듣지 못했습니다.

배 씨는 행방을 알 수 없는 아버지의 흔적이라도 찾고 싶다고 말합니다.

[배인섭/이산가족 : 우리 아버지 시신이 있는 곳을 알려주십시오. 알고 싶습니다, 간절한 마음입니다. 그렇게 애원의 기도도 하고 있죠.]

배 씨처럼 북에 두고 온 가족을 찾아달라고 신청한 이산가족은 지금까지 13만 4천여 명에 이릅니다.

하지만, 현재 생존자는 3만 7천900여 명, 그마저도 생존자 셋 중 2명은 80세가 넘는 고령층입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지난 2018년이 마지막으로 6년째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이른바 '북미 하노이 노딜' 이후에는 남북 관계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습니다.

[김철수/대한적십자사 회장 : (해외 행사에서) 북한 대사를 파티장에서 만났어요. 대화를 좀 하려고 그래도 인사 정도 하지 그 이상 대화를 안 해요.]

북한은 지난해 12월 전원회의에서 남한을 적대 국가로 규정하며 인도적 교류를 비롯해 모든 분야에서의 한반도 단절을 공식화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2번째 맞은 이산가족의 날 기념식에서 "이산가족 문제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인도적 과제"라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촉구하면서 협력의 기반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김균종, 영상편집 : 김종미, 디자인 : 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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