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계대출이 지난 8월 한 달 동안 10조 원 가까이 폭증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은 역대 최대 규모로 늘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가계 부채가 우리 성장을 짓누르고 있다는 외국 기관의 경고도 나왔습니다.
김수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단지.
지난 3월까지 40억 원 수준이었던 84제곱미터 매매가가 6월 44억, 7월 55억, 지난달에는 60억 원까지 뛰었습니다.
[인근 부동산 대표 : 그때는 저희도 놀랄 정도로 하나 거래되면 또 더 높이 거래가 되고. 같은 한강뷰인데 55억이 되고 (한 달 뒤) 60억이 됐으니까. 손님들 오셔서 '그때 살걸'….]
새 아파트 공급난 우려에다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깔려있는 상황에서, 대출을 죄는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이 7월에서 9월로 늦춰지자 '대출받아 집을 사야 하는 시점'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시장에 줬습니다.
더 오를 거라는 조바심까지 가세해 7, 8월 막차 대출 수요가 몰렸고, 8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8조 2천억 원이 늘어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 BIS는 가계부채가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며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습니다.
2000년대 저금리 기조 속, 아시아 신흥국들 대부분 가계 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는데, 이 가운데 한국과 중국은 빚 규모가 성장률을 짓누르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입니다.
잡히지 않는 가계 빚은 한국은행의 고민 수위도 높이고 있습니다.
물가는 목표치인 2%에 도달했는데, 금리 인하가 가져올 주택 시장 자극과 가계대출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창용/한국은행 총재 (지난달 22일) : 경기가 좀 나빠지면 부동산 경기를 다시 올리고 하는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 한국 경제에 좋은 거냐. 그런 고리는 한번 끊어질 때가 됐다.]
빚 부실화를 막기 위한 금융기관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건설 부동산에 쏠린 빚 구조를 생산성이 높은 쪽으로 유도하는 것도 주요 과제입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