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에서 열린 오페라 공연에서 주연 소프라노가 공연 도중 무대에서 지휘자를 향해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테너가 공연 중간에 앙코르를 받아 두 번 노래했다는 게 불만이었는데 공연을 마친 뒤 인사까지 거부해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심우섭 기자입니다.
<기자>
오페라 '토스카' 공연이 끝나고 모든 배우가 관객에 인사하는 '커튼콜'.
주인공 토스카 역의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가 잠깐 무대에 모습을 비치는가 싶더니 객석에서 야유가 나오자 곧바로 퇴장해버립니다.
주연 없이 공연을 마무리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겁니다.
문제 상황은 극 후반 3막에 나왔습니다.
토스카의 연인 카바라도시역의 테너 김재형은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을 열창한 뒤 환호하는 관객의 앙코르 요청에 같은 곡을 한 번 더 노래했습니다.
이때 게오르규가 갑자기 무대로 올라와 지휘자를 향해 공연 도중 앙코르를 한 것에 대해 항의했고, 노래가 끝나자 '이것은 공연이지 독주회가 아니'라며 '제발 나를 존중해 달라'고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공연의 흐름이 완전히 끊겼고, 적잖은 관객들이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오페라 '토스카' 관람객 : 오페라 '토스카' 관람객 게오르규가 여기 나와서 사과를 해야죠, 한국 팬들한테. 공연 보고 나서 기분 나쁘게 가는 날이 처음이잖아요 지금. 아니 한국 사람들 무시하는 것 같은 느낌인데.]
게오르규의 돌출 행동은 처음이 아닙니다.
2016년 빈에서도 상대가 '별은 빛나건만'을 앙코르로 한 번 더 부르자, 이어지는 재회 장면에 한참 동안 나타나지 않은 겁니다.
이번 공연에서 게오르규의 노골적 항의는 누가 봐도 동료와 관객을 배려하지 않은 부적절한 처신이란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이지영/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 비스(두 번)라는 이탈리아어로 앙코르 요청하는 용어까지 있을 만큼 낯선 얘기도 아니고 이것에 불만을 표시해서 커튼콜에서도 나오지 않는 태도는, 실력도 안 됐고 태도도 너무나 안타까웠다.]
세종문화회관은 "게오르규 측에 강력한 항의와 함께 사과를 요청했다"고 밝혔지만 게오르규 측은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이상민, 영상출처 : 인스타그램 @imnamhyang·@leeaan_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