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추가로 줄이는 대출 규제가 시행된 첫 날, 은행 창구에서 큰 혼란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규제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의 증가폭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보도에 김덕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시중은행 창굽니다.
마감을 앞두고 대기번호가 몰린 예적금 고객들과 달리, 대출 창구는 한산합니다.
추가 가산금리로 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강화된 '2단계 DSR' 실행 첫날, 주요 은행들 현장 혼선은 없었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 : 도입이 이미 예정돼 있어서 그랬는지 이미 대출을 신청한 고객들이 상당수 있었고 가능 금액에 대한 문의만 꾸준히 이어지고….]
소상공인 부담을 우려해 강화된 DSR 실행 시점이 두 달 미뤄지면서, 이미 7, 8월에 막차를 타려는 대출 수요가 몰렸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8월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만에 9조 6천억 원 폭증했습니다.
2016년 1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으로, 이른바 '영끌' 광풍이 불던 지난 2021년 4월보다도 4천억 원 더 많습니다.
주담대 대출 잔액이 8조 9천억 원 늘었고, 신용대출도 석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사실상 '대출총량제'가 부활하며 은행권 자체 관리방안도 추가되고 있는데, 우리은행에 이어 카카오뱅크도 무주택자에게만 주담대를 내주기로 했습니다.
[A 씨/30대 직장인 (무주택 실수요자) : (추가) 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영끌'을 해서, 대출을 좀 더 앞당겨서 이번에 못 사면 진짜 막차가 없는 거 아닌가 하는 그런 막연한 두려움이….]
실수요자 불안감이 은행권 밖으로 향하는 '풍선 효과' 유발할 수 있어, 면밀한 감독이 요구됩니다.
[홍기훈/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 당장 대출을 조였다고 해서 시장 수요를 이기기는 굉장히 어렵거든요. 주택담보대출만 이렇게 쥐어짜면 다른 대출이 늘어날 확률이 아주 높다는 거죠.]
4분기 예상되는 기준 금리 인하도 대출 관리엔 불리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김종미, 디자인 : 강경림·김나미·장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