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동반한 10호 태풍 산산이 일본 규슈 남부에 상륙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1명이 숨졌고 90명 가까이 다쳤는데 태풍의 진행속도가 느려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도쿄에서 박상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금속 합판이 종이처럼 구겨져 전선에 걸려 있습니다.
전봇대는 부러져 철근 뼈대가 드러났고, 주변 건물은 폭격을 맞은 듯 유리창이 부서지고 지붕이 뜯겨 나갔습니다.
도로에는 나뭇가지와 잔해물 등이 나뒹굴고 있습니다.
[주민 : 지붕 파편이 날아왔습니다.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는 소리였습니다.]
10호 태풍 산산이 어제(29일) 오전 규슈 남부 가고시마현에 상륙한 뒤, 북동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중심기압 985 헥토파스칼로 중심 부근에선 목조 주택이 쓰러질 정도인 최대순간풍속 초속 45m의 강풍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규슈와 효고현 등에는 비구름이 선모양으로 이어져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선상강수대가 형성됐습니다.
오늘까지 규슈 남부에 600mm, 시코쿠에는 400mm의 큰 비가 예보됐습니다.
주민 235만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고, 21만 가구가 정전됐습니다.
지난 27일 산사태로 일가족 3명이 숨진 이후 추가 사망자도 나왔습니다.
도쿠시마에서 2층 주택이 무너져 80대 남성이 숨졌고, 가고시마에서는 60대 남성이 바다에 빠져 실종상탭니다.
미야자키현에서는 강풍에 깨진 유리에 80대 남성이 다치는 등 89명이 부상했습니다.
문제는 태풍의 속도입니다.
자전거 주행속도인 시속 15km 정도로 느려 내달 초까지 열도를 종단하면서 큰 피해를 줄 것으로 우려됩니다.
교통편 차질도 이어져 규슈 지역을 오가는 국내선 항공 626편이 결항했고, 신칸센은 전면 중단됐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문현진, 영상편집 : 김병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