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천 아파트 전기차 화재에도 배터리 정보를 공개하지 않던 벤츠가 입장을 바꿔, 배터리 제조 회사를 전격 공개했습니다. 16개 전기차 모델 가운데 5개 모델이 화재 차량과 같은 중국 회사의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도에 김지성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일 인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처음 불이 난 차량은 벤츠의 전기차 EQE 350플러스 모델이었습니다.
탑재된 배터리가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 제품으로 알려졌다가, 세계 10위 중국 파라시스의 배터리로 확인되는 혼선을 빚었습니다.
경쟁 관계 등을 이유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지 않던 벤츠가 화재 발생 12일 만에 입장을 바꿨습니다.
소비자 불안이 확산하는 데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 BMW 등이 잇따라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 : 소비자와 시장의 요구에 따라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순수전기차의 배터리 셀 공급사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불이 난 EQE 350플러스를 비롯해 벤츠 5개 모델이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차량은 국내에 5,500여 대가 운행 중인 걸로 조사됐습니다.
또, 2억 원 넘는 마이바흐 전기차를 포함한 8개 모델이 CATL 배터리를 장착했고,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산 배터리를 사용한 모델은 3개 뿐이었습니다.
벤츠는 정부의 권고를 받아들여 전기차에 대한 무상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벤츠는 인천 화재와 관련해 인도적 차원에서 45억 원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사고 원인 규명과 후속 조치에도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했습니다.
정부는 국내에서 판매하는 모든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정보를 스스로 공개하고 특별 무상 점검을 실시할 것을 자동차 회사들에 권고했습니다.
업계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전기차 안전 종합 대책은 다음 달 초 발표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서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