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서 보신 사격처럼 여자 양궁도 마지막 한 발에서 승부가 갈렸습니다. 올림픽 무대에 처음 나선 전훈영, 임시현 그리고 남수현 선수가 결승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중국을 꺾고, 단체전 10회 연속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파리에서 주영민 기자입니다.
<기자>
처음 밟아보는 올림픽 무대에서도 우리 선수들은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습니다.
변화무쌍한 바람 속에 접전을 거듭하며 더 강해졌습니다.
네덜란드와 준결승에서 연장전 격인 슛오프 끝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올 시즌 우리를 두 번이나 꺾었던 라이벌 중국과 만났습니다.
30살 맏언니 전훈영 선수가 분위기를 주도했습니다.
연거푸 10점에 명중시켜 막내 남수현의 부담을 덜어줬고, 임시현 선수가 에이스답게 마무리하며 1, 2세트를 따냈습니다.
우승이 눈앞에 보이는 순간 갑자기 흔들렸습니다.
내리 두 세트를 내주고 슛오프로 끌려갔습니다.
세 명이 한 발씩만 쏘는 벼랑 끝 승부에서 전훈영과 임시현의 화살이 10점과 9점 경계선 부근에 꽂힙니다.
처음에는 9점 판정을 받아 패배 위기에 놓였지만, 잠시 후 정밀 판독 끝에 두 발 모두 경계선에 맞은 것으로 확인돼 10점으로 정정되면서 극적으로 승부가 갈렸습니다.
선수들은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고, 태극기가 넘실대는 관중석에서는 환호성이 이어졌습니다.
[임시현/양궁 국가대표 : 다행히 (10점 라인에) 물려서 10점을 기록했습니다. 봤는데 물렸다고 확신했습니다. 한국의 역사를 썼습니다.]
시상대 맨 위에 오른 선수들은 하트 세리머니에 이어 손가락으로 숫자 10을 만들며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10회 연속 우승을 자축했고, 올림픽 양궁장에 울려 퍼지는 애국가를 들으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36년째 정상을 지킨 한국 여자 양궁의 기운을 받아 잠시 후 남자 대표팀이 3회 연속 단체전 우승에 도전합니다.
(영상취재 : 주 범, 영상편집 : 박정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