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6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는 운전자 과실일 가능성이 크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가 나왔습니다. 운전자 차 씨가 사고 당시 가속페달을 90% 이상 밟은게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재연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시청역 인근 역주행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지난주 목요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가해 차량의 사고기록장치, EDR 등의 분석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보통 분석에 1~2달 정도가 소요되지만, 이번 사고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국과수에서 속도를 낸 것으로 보입니다.
국과수는 이번 사고의 원인이 운전자 68살 차 모 씨의 과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국과수의 감정 결과에는 차 씨가 사고 당시 가속페달을 90% 이상 밟았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과수는 사고 당시 브레이크등이 켜져 있는 것처럼 보인 데 대해서는 가로등이나 건물의 빛이 반사돼 보이는 난반사나 외부 충격에 의해 순간 불이 들어오는 플리커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현직 버스 운전기사인 차 씨는 사고 이후 2차례 경찰 조사에서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들지 않았다"며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을 주장해왔습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실체적 진실에 근접했다"며 "국과수 감정 결과를 토대로 운전자 진술을 확인하면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 청장은 이어 "국과수 감정 결과 기대하지 않았던 쪽에서도 결정적인 게 몇 가지 나왔다"며 "전반적으로 심증을 형성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라고 덧붙였습니다.
갈비뼈 등을 다쳐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왔던 차 씨는 상급종합병원 입원 기간이 만료돼 오늘(15일) 다른 병원으로 옮겨 다시 입원했습니다.
(영상편집 : 윤태호, VJ : 이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