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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기에 새겨진 선명한 글자…대가야 고대국가론에 무게

<앵커>

가야의 맹주 대가야의 위상을 보여주는 유물이 최근 고령에서 출토됐습니다. 대가야 궁성지로 추정되는 발굴 현장에서 대왕이라는 글자를 새긴 걸로 보이는 토기가 나온 건데요. 더 많은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상당수의 학자는 대가야가 단순한 연맹 국가가 아닌 신라나 고구려 같은 고대국가였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핵심 유물로 보고 있습니다.

이혁동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대가야 추정 궁성지 발굴 현장에서 궁성 방어시설 '해자'의 흔적이 확인됐습니다.

명문 토기는 이 해자의 맨 아래층 유물을 수습하다 나왔습니다.

인장으로 찍은 토기엔 큰 대(大)자가 선명하고 아래쪽엔 반쯤 떨어져 나간 글자가 있습니다.

토기를 살펴본 학계 전문가의 다수는 이 글자를 임금 왕(王)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충남대가 소장한 대가야계 목 긴 항아리의 '대왕' 글자와 서체가 동일해 대왕'(大王)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겁니다.

[김세기/대구한의대 명예교수 : (王자 추정 글자의) 가로획이 맨 위의 거는 조금 길고 王 자 가운데 가로획이 보통은 짧기 때문에 王 자로 본다는 의견이 거의 다 대부분 있고.]

토기 명문을 '대왕'으로 보면 대가야가 다른 가야 소국들과 달리 '신라나 백제급'의 고대국가였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립니다.

[박천수/경북대 박물관장 : 주변에 있는 고구려, 백제, 신라처럼 자신들의 왕호를 대왕으로 칭했다는 것은 거의 같은 고대국가에 도달했다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특히 중국사서인 남제서에는 서기 479년 대가야, 즉 가라국왕 하지가 사신을 보내 보국장군 본국왕의 벼슬을 내렸다고 나오는데 당시 국제사회에서의 대가야 위상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고령군과 대동문화재연구원은 명문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조만간 학술대회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궁성지와 해자에 이어 이번엔 '대왕' 추정 명문 토기까지 발견되면서 고대 삼국에 버금가는 고대국가로서 대가야의 실체가 드러날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호 TBC)

TBC 이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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