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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없던 코미디 '핸섬 가이즈'와 하정우의 '하이재킹' 맞대결 / TV씨네멘터리

'핸섬 가이즈', '하이재킹', '프렌치 수프',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라이브 방송과 기사 내용은 100%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 방송 :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편상욱 앵커
■ 대담 : 이주형 SBS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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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주형의 씨네멘터리’ 이번 주 추천작은 어떤 영화인가요?
이번 주에는 주말에 극장가서 볼만한 한국 영화 두 편을 동시에 추천작으로 올려보겠습니다. 두 영화가 거의 정반대 장르의 영화이기 때문에 오늘 방송 보시고 취향대로 골라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금주의 추천작은 연기파 배우 이성민· 이희준 주연의 “핸섬 가이즈”와 재난 영화의 대표 배우죠, 하정우 주연의 “하이재킹”입니다. 

Q. 두 영화 모두 관심이 가는데요, 어떤 영화들이길래 거의 정반대라는 표현을 썼나요?
“핸섬 가이즈”는 호러가 가미된 코미디 영화라고 할 수 있고요, “하이재킹”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시대극, 범죄 액션인데요, 범죄 액션이라고는 해도 본격적인 범죄 액션이라기보다는 드라마가 강한 영화입니다. 

Q. 어떤 영화 먼저 소개해주시겠습니까? 코미디 영화부터 갈까요?
먼저 “핸섬 가이즈”입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두 남자가 산 속에 다 쓰러져가는 집을 사서 고쳐 살겠다면서 들어옵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을 잘 생긴 ‘핸섬 가이즈’라고 믿는데, 사실 남이 보기에는 아주 험악하게 생긴 정체불명의 범죄자처럼 생겼죠. 그런데 경상도 사투리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정답게 지내는 두 사람은 실제로는 형 동생하는 아주 순박한 사람들입니다. 전원 생활을 하겠다면서 산 속에 들어온 거죠. 그런데 문제는 이 집이 귀신들린 집이라는 겁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청춘 남녀 한무리가 근처에 놀러왔다가 그 중 한 명이 물속에 빠지는 사고를 당하게 되고, 마침 근처에 있던 핸섬 가이즈가 여대생을 구해 인공호흡을 시키다가 납치범으로 오해를 사면서 일은 겉잡을 수 없이 커져가고 이 드림하우스에서 한 명 두 명 죽어나갑니다.

Q. 이성민, 이희준 두 사람 모두 연기를 잘하기로 소문난 배우들이죠. 그런데 코미디 영화에서 콤비로 나온다니 그건 좀 뜻밖이네요.
그렇죠. 이성민 배우는 최근 “서울의 봄”에서 육참총장 역할로 깊은 인상을 남겼고, 이희준 배우는 “황야”에서 악역으로 나오면서 최근의 잔상은 무거운 편입니다. 평소에도 정극 연기에 잘 어울리는 배우들이고요. 

두 배우가 함께 호흡을 맞췄던 영화 중에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2020년 최고 히트작 “남산의 부장들”만 봐도 그렇습니다. 10.26. 사건을 그린 이 영화에서 이성민은 박대통령 역, 이희준 배우는 경호실장역을 맡아서 열연했습니다. 두 사람은 극단 차이무에서 함께 연극배우 생활을 하기도 했는데요, 2007년 춘향전을 비튼 “변”이라는 코미디극에서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변상도팀에서 같이 연기한 적도 있습니다. 그래도 “핸섬 가이즈”가 기존 한국 영화판에는 흔히 볼 수 없는 장르 영화이기 때문에 배우들도 도전하고 싶은 영화인 동시에 고민도 됐다고 합니다. 이희준 씨와 이성민 씨 얘기 차례로 들어보시죠.

#이희준 : 일단 대본을 보고 제일 흥미 있었던 부분은 계속 예측 불가하다는 게 제일 흥미로웠던 것 같아요. 기존에 봐왔던 대본들과 다르게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는 거? 그런 것들이, 저는 그런 영화를 좋아했는데 그런 시나리오를 만나기 참 어려웠거든요. 근데 보자마자 그래서 너무 흥미로웠어요.
#이성민 : 코미디 영화라는 것이 정확히 어떤 의도가 있어야 되고, 그 의도한 타이밍에 관객이 웃음을 웃게 만들어야 될 필요가 있는데. 그런 거에 대한 두려움은 훨씬 더 컸던 것 같아요. 이것이 저희 의도대로 관객에게 전달이 되지 않을 때 생기는 공포심이 있거든요

이 두 배우 외의 신쓰틸러도 있습니다. 바로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장이수로 이름으로 알린 박지환 배우인데요, 짧게 한 장면 보실까요?

폼은 잡는데, 실속은 하나도 없는 시골 경찰역의 박지환 배우를 보는 재미도 있는데, 방금 보셨다시피 슬랩스틱 코미디가 많은 것도 이 영화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Q. 저 장면을 보니까 확실히 ‘코미디 영화구나’ 하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요, 어떤 측면에서 이 영화가 한국 영화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장르라는 건가요?
예고편에서는 자세히 보여줄 수 없는 장면들이 영화에 많이 나옵니다. 호러 장르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그런 잔인한 장면인데요, 그런데 여느 호러 영화와 다른 점은 굉장히 잔인한데 그 장면이 아무렇지도 않게 오히려 경쾌하게 처리되면서 코미디적 요소를 오히려 강화하는 도구로 쓰인다는 겁니다. 이게 사실 양날의 검이라서 잘 쓰면 효과적인데, 어설프게 쓰면 한 칼에 목을 못 베서 고통스럽게 죽이는 격이거든요. 

참고로 이 영화는 쿠엔틴 타란티노가 각본을 쓰고 로버트 로드리게스가 연출한 1996년작 “황혼에서 새벽까지” 같은 B급 감성의 이른바 병맛 코믹 호러 영화, 주성치 영화, 총알 탄 사나이, 덤앤 더머 등등의 영화를 떠올려보시면 선택이 도움이 될 겁니다. 

Q. 다음 영화로 가시죠. “하이재킹” 아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고 얘기하셨는데요, 어떤 사건입니까?
1971년 1월에 일어났던 대한항공 여객기 납치 사건입니다. 승객 55명과 승무원 5명을 태우고 속초공항을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가던 대한항공 포커 27기가 홍천 상공에서 폭발물을 가진 김상태라는 인물에게 하이재킹돼서 납북될 뻔한 사건인데요, 당시 대한뉴스 화면 보시죠.

Q. 당시 저 뉴스 화면에서 보듯이 문제의 여객기가 해변에 불시착했을 정도로 굉장히 기내에서 큰 일이 벌어졌을 것 같은데, 이 사건이 발생 오십년이 넘어서 영화화가 됐네요.
그렇습니다. “하이재킹”이라는 제목만 보면 평이한 편인데, 이 사건이 실화라는 점이 영화를 보는 내내 상당히 긴장감을 갖게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연은 하정우입니다. 재난 영화하면 하정우 배우가 떠오를 정도로 그동안 “더 테러 라이브”, “터널”, “백두산”같은 영화 재난 상황에 처한 사람이 그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실감나게 연기해왔습니다. 하정우 배우는 최근에 “비공식작전”, “1947 보스턴”에 이어서 이번 영화까지 세번 연속으로 실화 속의 주인공을 연기하고 있는데요, 얘기 한번 들어보시죠.

#하정우 : 개인적으로 제가 이러한 재난 영화 이야기를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아요. 뭔가 한정된 공간 안에서, 굉장히 제약이 심한 상황 속에서 이 인물이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그러한 흥미가 아마 제 개인적으로 가장 큰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1971년도에 실제로 민간 항공기 납치 사건, 실화의 소재이긴 하지만 영화적인 재구성으로 많은 부분들이 각색이 됐기 때문에 이 인물 자체는 좀 영화적인 인물이라고 볼 수가 있는 것 같아요.

Q. 이 영화가 실화와 다른 점은 어떤 점인가요?
일단 실제로는 기장과 부기장, 수습조종사 세 명이 있었는데, 영화에서는 성동일 배우가 연기하는 기장과 하정우 배우가 맡은 부기장으로 줄었고요, 주연인 하정우가 맡은 부기장이 공군 조종사에서 예편하게 된 배경 등은 영화적으로 창작됐습니다. 또 여진구 배우가 맡은 납치범은 실제로는 총을 맞아 사망했기 때문에 그가 왜 북으로 가려했는지가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영화에서는 강원도 고성 출신 납치범의 사연을 그랬음직하게 부여했습니다. 

어쨌든 사건 자체는 실화인데요, 사건 자체가 워낙 극적이라서 사실 보면서도 정말 이런 일이 있었단 말야하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감독 이야기 들어보시죠.

#김성한 감독 : 기사에 나와 있거나 이렇게 전해져 있는 사건의 가장 외피만 저희가 볼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그런 외피 외에 그 안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에 대한 것들에 대해서 되게 많은 고민을 했었고

Q. 그런데 이 영화의 감독과 앞서 소개했던 “핸섬 가이즈”의 감독과 공통점이 있다면서요?
네, “하이재킹”의 김성한 감독과 “핸섬 가이즈”의 남동협 감독은 충무로에서 20년 안팎의 오랜 조감독 경력을 거쳐 이번 작품으로 40대 중반에 데뷔하는 동갑내기 감독들입니다. 사실 20년이면 상당한 인고의 세월일텐데, 전문 조감독을 할까 생각할 정도로 그 긴 기간을 버티고 입봉을 하는 두 감독에게 영화의 작품성이나 흥행 여부를 떠나서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요.

또 두 영화도 장르와 소재는 완전히 다르지만 만듦새가 들쭉날쭉하지 않고 안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중저예산 영화인 “핸섬 가이즈”는 신선하고 개성있지만 한국 관객들에게는 조금은 낯선 장르라는 핸디캡이 있고, 중급 이상 규모의 영화인 “하이재킹”은 익숙한 웰메이드 영화지만 그만큼 또 기시감이 큰 것은 건 다소 아쉬운 대목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또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비슷한 시기에 나와주는 것은 영화 생태계와 선택의 다양성을 위해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자, 그럼 이 밖에 주말 극장가에서 볼만한 영화 소개해주시죠
먼저 요리와 사랑, 인간 관계에 관한 이야기인 줄리엣 비노쉬 주연의 “프렌치 수프”입니다. 트란 안 홍 감독의 지난해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데, 이렇게 요리 과정을 글자 그대로 맛깔스럽게 묘사한 영화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비주얼이 뛰어납니다.

20년 간 함께 프랑스 요리를 만들고 맛봐온 미식가 도댕 부팡과 그의 요리사 외제니의 관계가 사랑인지 신뢰인지 존중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인데요, 남녀 주인공인 줄리엣 비노쉬와 브누와 마지멜은 실제로 동거하면서 슬하에 자녀를 둔 사이이기도 해서 연기가 더 실감나게 느껴집니다.

품격과 통찰이 있는 미식 영화입니다.

다음은 1편과 2편이 흥행과 평단으로부터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던 스릴러 드라마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리즈의 3편입니다. 이 프랜차이즈는 ‘절대 소리내지 마라, 소리내면 죽는다’는 신선한 컨셉을 가지고 있습니다. 외계의 괴생명체가 지구에 침입했는데, 이들은 시각이 없는 대신 극도로 발달한 청각을 갖고 있고, 소리를 내는 즉시 떼로 달려들어 인간을 죽입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은 1,2편의 프리퀄인데요,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등 전편들보다 훨씬 커진 스케일로 돌아왔습니다. 크리쳐 스릴러물이지만 1,2편이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3편은 공격당한 인간들 사이의 휴머니즘을 상당 분량을 보여줍니다. 포스터만 보고 이 영화를 단순한 스릴러이거나 공포물로 생각하면 안된다는 얘기입니다.

(SBS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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