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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의 한국 영화 10 그리고 '퓨리오사' / TV씨네멘터리

목화솜 피는 날, 설계자, 창가의 토토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 방송 :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편상욱 앵커
■ 대담 : 이주형 SBS 논설위원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기사 내용은 라이브 방송과 100%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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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엔 무슨 영화?

이주형 / SBS 논설위원
"'퓨리오사:매드 맥스 사가', '매드 맥스:분노의 도로' 이전 이야기""'매드 맥스', 말보다 액션으로 보여줘…영화 매체 힘 극대화"
"'목화솜 피는 날', 세월호 유가족 슬픔·희망 담아"
"'설계자', 청부살인 사고로 위장하는 집단 이야기"
"'창가의 토토', 동명 베스트셀러 애니메이션"

Q. 오늘은 영화 관련 뉴스로 코너를 시작하네요. 어떤 소식입니까?

편상욱 앵커는 지금까지 본 영화 중에서 최고로 치는 영화, 소위 인생 영화를 뭘로 꼽습니까? 

흔히들 ‘나만의 영화 베스트 10’ 이런 거 뽑아보곤 하잖아요. 세계 각국에서도 역대 최고의 영화 100편, 이런 순위를 공신력있는 기구에서 대개는 10년 주기로 선정합니다. 바로 오늘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영화인 240명이 뽑은 역대 최고의 한국영화 100편을 공개했습니다. 지난 2006년, 2014년에 이어 10년 만에 역대 세 번째 선정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역대 최고의 한국 영화 열 편으로 꼽힌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10위부터 가볼까요. 10위는 1996년도 영화인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입니다. 흥행은 잘 안됐지만 이 영화는 훗날 각각 세계적인 감독과 배우로 발돋움하는 홍상수 감독과 송강호 배우의 데뷔작이라는 점만으로도 10위에 상응하는 충분한 값어치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9위는 없고 공동 8위가 두 작품인데요, 1998년 한국 멜로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흥행에도 성공한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와 재작년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던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나란히 8위에 올랐습니다.

7위는 이창동 감독의 다섯 번째 영화이자 2010년도 칸 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인 “시”가 차지했습니다. 윤정희 배우는 이 영화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받은 대배우인데요, 이 영화를 유작으로 남겼습니다.

6위는 하길종 감독의 1975년도 영화 “바보들의 행진”입니다. 원작 소설가 최인호씨가 각본을 쓰고 가수 송창식씨가 OST를 맡았는데요, 유신체제의 억압을 반영한 이 영화에 수록됐던 “왜 불러”와 “고래사냥”이 금지곡이 됐고, 영화도 검열로 15분 정도가 잘려나갔다고 합니다. 

5위는 지금도 해외에서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작품 가운데 하나로 잘 알려져 있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입니다. 지난해 개봉 20년을 맞았는데, 2003년은 한국 영화의 명작들이 쏟아져 나온 해입니다.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았고, 박찬욱 감독에게 칸느 박이라는 별명을 안겨 준 영화이기도 합니다. 

4위는 유현목 감독의 1961년도 네오 리얼리즘 영화 “오발탄”입니다. 오랫동안 최고의 한국 영화 가운데 한편으로 꼽혀 왔구요, 한국전쟁 직후의 희망이 없던 한국 사회와 남북 분단, 전후의 혼란상 등을 다룬 영화입니다.

3위와 2위는 같은 감독의 영화입니다. 지금까지 언급이 안된 한국의 영화 감독이 누군가 생각해보시면 답이 나올텐데요, 봉준호 감독의 칸 황금종려상,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인 2019년도 영화 “기생충”이 3위이고 봉 감독의 오늘을 있게 한 출세작이자 아까 말씀드린 한국 영화의 명작들이 많이 나온 2003년도 영화 “살인의 추억이 2위를 기록했습니다.

자, 마지막으로 대망의 역대 최고의 한국 영화 100선의 1위 작품인데요, 바로 김기영 감독의 1960년도 스릴러 영화 “하녀”입니다. 사회 계급 구조를 다룬 부분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영향을 줬다고 알려진 영화이고 그밖에도 많은 한국 영화 감독들에게 영감을 준 영화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중산층 가정에 가정부가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는데요, 이 영화의 주연인 김진규 배우는 4위 영화 “오발탄”의 주연이기도 하고요, 안성기 배우도 아역으로 출연했습니다. 또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이끄는 영화 복원 단체에서 첫 복원 작품 가운데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얘기 잠깐 들어보시죠.

#마틴 스콜세지 / 영화감독
“김기영 감독의 영화는 풍부한 도착성과 일상적 광기를 갖고 있습니다. 모든 이미지와 움직임과 액션은 통제되고, 머리카락이 쭈뼛 설 정도로 세밀합니다. 

Q. 그런데 이번 100선은 누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한 겁니까?

한국 영화를 수집, 보관, 복원하고 영화사를 연구하는 문체부 산하 기관인 한국영상자료원이 한국 영화 제작자, 연구자, 비평가, 언론인 등 240명의 설문 조사를 통해 선정했습니다. 저도 그 중 한 명으로 참여했습니다.

Q. 5월 마지막 주, 이주형 위원이 선정한 ‘이주의 영화’는 뭡니까?

=이번 주에 폐막한 칸 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상영-를 한 뒤 한국과 북미에서 지난 주 개봉한 조지 밀러 감독의 신작 “퓨리오사:매드 맥스 사가”입니다.

Q. 전작이었던 “매드 맥스:분노의 도로”가 아주 큰 화제가 됐던 영화죠?
=그렇습니다. 2015년 개봉을 해서 한국에서 누적 393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아카데미상 10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서 편집상, 미술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했는데 특히 액션 영화로는 매우 이례적으로 작품상, 감독상 후보로도 올랐다는 사실이 당시에 이 영화가 전세계 영화팬과 관계자들에게 얼마나 긍정적인 의미의 큰 충격을 줬는지 말해주는 대목입니다.

최근에 “매드 맥스의 전설”이라는 책이 출판됐고 일본에서도 출간이 됐는데요, 일본의 세계적인 게임 개발자인 코지마 히데오씨는 “매드맥스는 신화고 조지 밀러는 신이다. 고로 이 책은 바이블이다"라고 추천사를 썼습니다. 

Q. 이 작품이 왜 그렇게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까?
영화는 원래 액션의 미디어죠. 영화가 처음 시작할 때는 무성영화였잖습니까. 그래서 대사가 없어도 관객들이 이야기를 파악할 수 있게 만들어졌습니다. 그때 정립된 영화 언어를 바탕으로 오늘날의 영화가 존재하는 거구요. 

“매드 맥스:분노의 도로”는 바로 그 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 대사 자체도 많지 않거니와 말이 아니라 액션이 상황을 설명하고 이야기를 끌고 나가기 때문에 영화의 어느 대목에서부터 봐도 재미있다고 할 정도로 영화라는 매체의 힘을 극대화한 영화로서 찬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액션 장면이 CG가 아니라 거의 대부분 실제 촬영으로 이뤄졌다는 점이 놀라운데요, 이 영화의 투자배급사인 워너브라더스가 최근 공개한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관련 화면을 준비했습니다. 한번 보시죠.

먼저 악당 임모탄이 타는 ‘기가 호스’라고 불리는 차량입니다. 저렇게 수작업으로 캐딜락 두 대를 붙여서 만든 건데요, 8기통 엔진이 두 개가 들어갑니다.

임모탄의 병사인 워보이가 달리는 트럭에서 뛰어내려 폭탄 막대기를 내리꽂으며 자폭 공격을 감행하는 장면인데요, 이 장면도 실제로 와이어 액션으로 찍힌 장면이고요, 역시 워보이들이 긴 막대를 타고 마치 서커스를 펼치는 공격을 하는 장면도 보시는 것처럼 실제로 스턴트 액션으로 찍은 장면들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종의 군악대 트럭인 두프 왜건이 충돌로 산산조각이 나는 장면인데요, 이 장면도 실제 차량을 부딪히게 한 뒤 이를 1초 300프레임을 찍을 수 있는 팬텀 카메라로 촬영한 뒤에 일부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를 했습니다. 그래서 CG가 조금 쓰여도 마치 실제 일어난 일처럼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게 한 겁니다.

Q. 자 그렇다면 이제 이번 영화 “퓨리오사”는 어떻게 나왔는지 매우 궁금해지는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퓨리오사: 매드 맥스 사가”는 1979년부터 시작된 매드 맥스 시리즈 최초로 본 제목에서 매드 맥스가 빠진 영화이고 심지어 맥스 로켓탄스키가 나오지 않는 영화입니다. 주인공이 “분노의 도로”에서도 맥스와 함께 사실상 공동 주연을 했던 퓨리오사입니다. “분노의 도로”의 프리퀄, 즉 “분노의 도로” 이야기에 앞서 일어났던 일을 그리고 있습니다.

문명 붕괴 후 45년이 지난 어느 시대 어린 퓨리오사가 엄마와 함께 미지의 녹색땅에서 살아가다가 빌런 디멘투스가 이끄는 바이크 군단에 납치를 당한 후에 디멘투스와 임모탄이라는 빌런이 두목인 집단에서 극단적으로 폭력적이고 극단적으로 여성착취적인 환경에서 자라납니다. 

그러던 중 퓨리오사는 머리를 밀고 워보이들 사이를 숨어들어 시타델의 전사로 거듭나고 어머니를 죽인 원수인 디멘투스와 목숨을 건 싸움을 펼친다는 게 “퓨리오사”의 큰 줄거리입니다.

Q. “퓨리오사”도 전편인 “분노의 도로”만큼 재미있습니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전편에는 못미친다고 보는 쪽입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먼저 이번 영화가 사흘 간에 벌어진 일을 다룬 전작에 비해 15년이라는 긴 세월을 다루면서 전작의 배경을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액션이 다한 전편에 비해 다소 설명적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또 이번에 퓨리오사 역을 맡은 안나 테일러 조이가 과연 전작에서 퓨리오사 역을 찰떡처럼 해낸 샤를리즈 테론의 아우라에 미치기에는 역부족처럼 보입니다. 게다가 맥스도 없는 이번 영화에서 퓨리오사와 함께 나오는 주연급 캐릭터들이 아무래도 맥스만큼의 조명을 받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단점은 전작인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와 비교해서 그렇다는 겁니다. 전작이 워낙 액션 영화의 클래식 반열에 오르다보니 어떻게 만들더라도 이를 뛰어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만을 놓고 본다면 여전히 올해 나온 액션 영화 중에는 최고 수준의 영화이고 보기 시작하면 크게 지루한 대목이 없이 여전히 재미있게 보고 나올 수 있는 영화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자, 그럼 그 밖에 주말에 볼만한 영화 짧게 소개해주시죠
먼저 “목화솜 피는 날”이라는 영화인데요, 세월호 내부를 일부 로케이션 장소로 할 수 있었던 첫 번째 극영화입니다. 크고 작은 한국 영화와 드라마 등 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 준 실력있는 중견 배우들이 많이 출연하고요, 담담하지만 세월호 가족과 우리 사회가 느끼는 아픔과 또 이를 극복하려는 희망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강동원 주연의 “설계자”입니다. 홍콩 영화 “엑시던트”를 원작으로 하고 있구요, 청부 살인을 사고사로 위장하는 범죄 집단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전작 “범죄의 여왕”에서 상업 영화같은 독립 영화를 선보였던 이요섭 감독이 이번엔 독립 영화같은 상업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마지막 애니메이션 “창가의 토토”입니다. 전세계 35개국에서 출간돼 2천5백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인데요, 문제아로 취급받던 어린이 토토가 다른 교육 철학을 가진 새 초등학교로 옮겨서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지금과는 사뭇 다른 1940년대 작은 학교의 풍경과 교우 관계, 교육자들의 태도 등등이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기에 좋은 영화입니다. 

(SBS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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