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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속도 너무 빨라"…절반 가까운 해안 침식 걱정

<앵커>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는 앞서 보신 것처럼 재난을 부르기도 하고, 또 우리가 사는 곳의 모습을 바꿔놓기도 합니다. 실제로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해안선을 '연안'이라고 하는데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우리나라의 연안 모습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게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김민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 강릉 안인해변.

멸종위기종인 하늘다람쥐, 물수리가 살고 갯방풍이나 해당화도 같은 해안식물도 많아 환경부가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한 곳입니다.

그랬던 해변의 해안선이 움푹 파이고 생물 군락지와 탐방로가 사라지는 데는 2~3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원래 완만한 모래사장이 있어야 할 자리입니다.

제 키의 3배 가까운 사구가 통째로 깎여나가면서 그 빈자리를 그냥 둘 수 없으니 다른 데서 가져온 바위와 돌로 이렇게 임시로 채워놓은 상황입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지금 동해안의 난개발로 인한 해안침식의 교과서 같은 곳. 다만 너무 속도가 빠르다.]

다시 차로 한 시간을 달려 도착한 삼척 초곡해변.

캠핑장은 문을 닫았고, 임시 콘크리트벽은 파도를 못 이겨 기울어졌습니다.

[김진선/강원도 삼척시 : 걱정되죠. 옛날엔 모래가 많아가지고 파도가 밀려와도 괜찮았지만 지금은 모래가 없으니까 파도가 가까우니까 집들이 위험하다고….]

두 해변은 지난해 정부의 연안침식 실태조사에서 각각 최하인 D등급과 바로 위인 C등급을 받았습니다.

두 해변처럼 침식 우려, 심각 단계 해안은 360개 해안 중 156개로, 전체의 43.3%에 달합니다.

지구온난화로 지난 34년간 한반도 해수면이 10cm가량 상승하며 파도의 힘이 강해진 것이 일차적 원인입니다.

댐이나 보, 항구가 새로 지어지면서 연안까지 내려와야 할 모래가 줄어든 것도 문제를 키웠습니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해안구조물을 만들어 사후적인 복구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미국이나 영국처럼 침식 원인을 파악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사전에 막는 연안 정비 사업을 꾸준히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박지인, 디자인 : 강경림·홍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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