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오물을 매단 풍선을 날려 보낸 건 과거에도 있었던 일이지만 이렇게 수백 개를 한꺼번에 보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은 여기에 더해 위치 정보를 교란하기 위한 전파를 쏘기도 했습니다.
이런 도발을 어떻게 봐야 할지, 최재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5일 북한은 국방성 부상 담화를 통해, 남한이 대북전단 살포 등 심리 모략책동을 벌이고 있다며 도발을 예고했습니다.
수많은 휴지와 오물들이 한국 국경과 종심지역에 살포될 것이며 이를 수거하는데 얼마만한 공력이 드는지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겁니다.
이번에 살포된 대남 풍선에는 일정 시간 뒤 터지도록 하는 '타이머'와 기폭장치까지 설치돼 있었는데, 남한 각 지역에서 터지도록 치밀한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풍선을 내려보내기 시작한 어제(29일) 새벽 GPS 교란 전파를 쏘기도 했지만 관련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습니다.
대남풍선은 어제 오후 4시 기준으로 260여 개가 관측됐습니다.
풍선 살포가 가장 많았던 2016년과 2017년 연간 1천 개 정도였던 만큼 하루 수 백개를 살포한 건 이례적입니다.
2016년엔 풍선에 달린 내용물이 지상으로 떨어지면서 차량과 주택 등이 파손되기도 했습니다.
군은 대남 풍선은 "국제법 위반으로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반인륜적이고 저급한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북한이 우리 국민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정부가 과연 동요하는지 등을 테스트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침착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군 관계자는 "지금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같은 직접적인 대응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엄중 경고한 만큼 북한 반응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 영상편집 : 박춘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