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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돌봄의 가치, GDP의 4분의 1"…"1년에 500조 원"

<앵커>

우리나라 저출생 문제 짚어보는 순서입니다. 아이를 낳고도 일을 하고 싶지만, 그게 어려워 출산을 포기한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자신의 아이 돌보는 걸 당연한 의무로 바라보기도 하는데요. 가족 돌봄의 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돈으로 환산해보니, 그 가치가 1년에 5백조 원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습니다.

이현정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47살 최순덕 씨의 하루는 초등학생 두 자녀에 맞춰져 있습니다.

아이들 학교 보내고, 집안일을 하다 보면 어느덧 하교 시간.

다시 학원 데려다주고, 마트에 들러 먹을거리를 사고, 어느새 돌아온 아이들 간식 챙겨줍니다.

[간식 먹자, 얘들아.]

숙제까지 봐주면 하루가 훌쩍 갑니다.

온종일 아이들 돌보느라 정신없지만, 최 씨도 한때 10년 넘는 경력의 건축기사였습니다.

[최순덕/주부 : 아이들에 대한 돌봄의 공백, 이걸 누가 메꿔줄 것이냐. 제가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 그만큼의 상당한 비용을 또 지불을 해야 돼요.]

아이 돌봄도 말할 수 없이 소중하지만, 일에 대한 미련이 사라진 건 아닙니다.

돌봄과 일,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서은정/주부유니온 운영위원 : 가족을 돌본다는 이유로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해져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이것을 바라본 다음 세대들이 누가 그렇게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겠느냐.]

이런 돌봄과 가사 노동을 금전적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2019년 기준으로 산출한 가치는 490조 9천억 원, 그해 국내총생산, GDP의 4분의 1에 상당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또 무급 가사노동의 부담이 가장 큰 연령은 38세로 조사됐는데, 사회 활동이 왕성할 나이기도 합니다.

최근 설문조사를 보면 아이를 낳겠단 여성 대부분은 출산 후에도 일하길 원하고 있고, 충분한 급여와 육아시간 확보가 가능하다면 출산할 거라는 답변도 다수입니다.

조건만 갖춰지면 일과 돌봄을 병행할 의사가 많다는 건데, 전문가들은 이런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가족 돌봄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개인에게만 부담 지워선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도남희/육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인간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그 토대로서 '돌봄'을 보는 거죠. 돌봄권이 국민의 기본 권리화가 되려면 제도나 정책에서 그거를 어느 정도 커버를 해줘야 된다.]

돌봄 가치 재평가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론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인정해 주는 식의 보상이 필요하단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인필성·유동혁, 영상편집 : 오영택, 디자인 : 최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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