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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여전히 소득과 동떨어진 서울 집값…"중간 정도 벌어도 살 집이 없다"

<앵커>

친절한 경제 이번 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권 기자, 최근에 집값이 주춤하다는 뉴스 자주 보기는 했는데 막상 집을 장만하려고 보면 여전히 집값은 좀 부담스러운 수준이죠. 

<기자>

주택금융공사가 업데이트하고 있는 주택구입물량지수 일단 서울이 지난해 6.4로 집계됐습니다.

이게 무슨 얘기냐, 서울에 사는 사람들을 1인 가구는 빼고, 2인 가구부터 소득이 많은 순서대로 쭉 일렬로 늘어놓는다고 할 때 딱 한가운데 오는 집, 딱 중간 수준으로 돈을 버는 집이 서울에서 살 수 있는 아파트를 보는 겁니다.

이 집이 순자산도 서울의 중간 수준이라고 치고 표준대출을 냅니다.

표준대출이란 DTI 25.7%, 즉 원리금 분할상환 대출로 2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냈을 때 연소득의 25.7%가 원금과 이자 갚는데 나가는 수준으로 대출을 내는 겁니다.

이 대출과 순자산을 모두 처분해서 살 수 있는 아파트 서울 아파트 100채 중에서 제일 싼 것부터 딱 6.4채, 여섯, 일곱 번째로 싼 아파트 정도까지만 살 수 있는 수준에 그쳤다는 얘기입니다.

집값이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얼마나 부담이 되는 수준이냐를 계산해 보는 지표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그중에서 주택금융공사의 주택구입물량지수는 소득, 순자산, 그리고 지금의 금리 수준에서의 대출 이 세 가지 측면을 모두 보기 때문에 가장 현실에 가깝게 지금 집값의 실제부담을 어림해 볼 수 있는 통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딱 중간 정도 버는 집이라도 순자산이 이보다 더 많거나 더 적을 수도 있고, 대출은 이것보다 보통 더 많이 내죠. 이른바 영끌도 합니다.

그러니까 집집마다 차이는 물론 있지만 집값의 전반적인 부담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로 봤더니 지금 서울의 집값 여전히 이 정도로 실제 서울 시민들의 소득과 자산 수준에서 동떨어져 있었다는 겁니다.

<앵커>

소득과 집값이 참 거리가 멉니다. 이런 현상 역시 서울이 특히 심해진 거죠? 

<기자>

2013년만 해도 서울의 주택구입물량지수는 27.4였습니다.

서울의 중간 소득, 중간 순자산 가구가 딱 표준 대출 정도 내면 서울의 집들 중에서 27.4%, 그러니까 싼 집부터 봤을 때 4분의 1 이상을 살 수 있었고요.

그러니 대출을 더 내면 그보다 더 비싼 집을 사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이 지수가 점점 급감하면서 주택시장 과열이 정점에 달했던 2021년에는 2.7 수준으로 곤두박질칩니다.

100채 중에 3채도 못 살 수준이었다는 겁니다.

이후로 그나마 집값이 떨어지면서 2022년에는 3, 지난해에는 시장금리까지 점점 더 하락하면서 6.4 수준으로 다시 약간 오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집값 급등이 시작됐던 2020년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집값이 떨어지는 추세지만 여전히 서울은 집 살 엄두 자체가 안 나는 가격대라는 거죠.

그러나 다른 지역들은 서울과 차이가 큽니다. 이 지수의 전국 평균은 55입니다.

전국의 중위소득 가구가 전국 아파트 100채 중에서 가장 가격이 낮은 아파트로 55번째까지, 그러니까 2채 중 1채는 좀 넘는 수준까지 살 능력이 된다는 겁니다.

서울 다음으로 지수가 낮은 세종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난해 집값 부담이 늘어났던 지역인데요.

그 세종시도 100채 중 43.7채까지는 살 여력이 됩니다.

서울과 세종을 제외하고는 경기와 제주가 중위소득 가구가 구입 여력이 되는 아파트가 2채 중 1채가 못 되는 지역으로 꼽혔습니다.

소득과 자산 대비에서 집값 부담이 가장 적은 지역은 경북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간 소득, 중간 자산이면 전체 집 중에서 91.6%까지 살 여력이 될 수 있었습니다.

<앵커>

실제로 서울에서 집을 산다고 했을 때 소득과 비교해서 빚을 얼마나 내야 하는 겁니까? 

<기자>

지난해 말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여전히 156에 달했습니다. 부담지수인데요.

중간 소득의 가구가 중간 수준 가격의 아파트를 앞서 말씀드린 기준의 대출을 내서 사면서 LTV 집값 대비 대출을 47.9%까지 낸다고 할 때 소득의 40%는 고스란히 원금과 이자를 갚는데 써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여전히 상당히 무리해야 하는 거죠.

집값이 계속 떨어지는 추세기 때문에 2022년 3분기에는 무려 소득의 55.2%를 고스란히 원리금 상환에 써야 했던 수준에서 조금씩 하락하고는 있지만요.

집값과 실제 소득 수준의 괴리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모습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종시는 연소득의 26.8% 정도를 원리금 상환에 바치면 중간 소득의 가구가 중간 정도 가격의 집을 살 수 있었고요.

경북과 전남의 부담이 가장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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