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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희생자, 76년 만에 가족 품에…채혈로 신원 확인

<앵커>

4·3 당시 행방불명된 후 유해로 발굴됐던 희생자 2명의 신원이 76년 만에 확인됐습니다. 유해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는데요, 유족들의 추가로 채혈하면서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가족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안수경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950년 예비검속 이후 행방불명된 강문후 씨. 

70여 년이 지나 다시 가족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강 씨 유해는 지난 2007년 제주공항 남북활주로 서북 편에서 발견됐습니다. 

아들은 물론 손자, 손녀, 조카까지 유족 9명이 채혈한 뒤에야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강기수/故 강문후 희생자 아들 : 저는 아버지 얼굴도 모릅니다. 제가 3살 때였기 때문에. 남들은 아버지하고 다니는 걸 볼 때 저는 왜 아버지가 없을까….] 

15년 전 제주공항에서 유해가 발굴된 군법회의 희생자 이한성 씨도 가족을 찾았습니다. 

행방불명된 형을 찾았다는 소식에 동생 가족이 바다 건너 미국에서 날아왔습니다. 

유해를 마주한 가족들은 오래도록 고개를 들지 못합니다. 

고 이 씨는 지난해 군법회의 직권재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습니다. 

[이한진/故 이한성 희생자 동생 : (마을 청년들) 총살하고 다 죽었는데 저희 형님만 관통해서 살았어요. 살아 나온 게 결국 저희 집, 형님, 어머님, 누님까지다 (희생당하고.)] 

지난 2006년 4·3 유해발굴 작업이 시작된 이후 제주에서 발굴된 유해는 모두 413구. 

하지만 여전히 65%가 넘는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숭덕/서울대 법의학연구소 교수 : 유가족 정보만 있으면 확인할 수 있겠다는 분이 아직도 꽤 됩니다. 두 분도 새로운 유가족이 많이 참여해 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고요.] 

제주도는 지난해 처음 4·3 희생자가 확인된 대전 골령골 학살터뿐만 아니라 광주형무소 암매장 유해에서도 4·3 수형인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고 유전자 감식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유족이 고령화되면서 추가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 작업이 시급한 가운데 제주도는 가능한 많은 유가족이 채혈에 참여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영상취재 : 강명철 JIBS) 

JIBS 안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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