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이태원 인파 위험 보고서 삭제 실형…"진실 은폐하려 해"

<앵커>

이태원 참사 직후 관련 보고서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에게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이태원 참사 책임으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 간부가 실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법원은 진상 규명에 대한 국민적 기대를 저버리고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편광현 기자입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 발생 사흘 전인 2022년 10월 26일 작성된 용산경찰서 정보과의 내부 보고서입니다.

제목은 '이태원 핼러윈 축제 공공안녕 위험 분석'.

한 해 전 축제에 약 10만 명이 이태원을 방문했으니, 방역수칙이 해제된 2022년에는 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이 적혔습니다.

검찰은 참사가 발생하자 이 보고서를 포함해 인파 밀집 등을 예견한 내부 보고서 4건을 삭제하도록 지시하고 이행한 혐의로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 등 경찰관 3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법원은 박 전 정보부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김진호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곽 모 전 정보과 경위에게는 징역 4개월의 선고를 유예했습니다.

재판부는 참사의 진상 규명과 책임 소재 파악도 경찰 본연의 임무라며, 자체 목적을 다해 보고서 삭제를 지시했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또, 수사와 감찰에 성실히 협조할 책임이 있는 경찰관이 오히려 증거를 인멸해 진실을 밝히기 어렵게 했다고 질책했습니다.

[박성민/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 : (선고 결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한 말씀.) ……. (항소 계획 있으신가요?) …….]

이태원 참사 유가족 측은 실형 선고는 당연한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윤복남/민변 이태원 참사 대응 TF 단장 : 면책받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삭제한 것이다. 이걸 확인한 것이기 때문에….]

이태원 참사 대응과 관련해 기소된 주요 피고인 가운데 1심 판결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신세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