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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수가 없어요" 천장 무너지고 외벽 뜯기고…커지는 고통

<앵커>

전세사기를 벌인 일당에게 중형이 선고됐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은 여전합니다. 보증금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한 채 부서지고 물이 새는 집에서 어쩔 수 없이 사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박서경 기자가 들어 봤습니다.

<기자>

전세 사기 주범 남 모 씨 등에게 70세대가 사기를 당한 인천 미추홀구의 한 아파트입니다.

건물 외벽이 바람에 뜯겨나가 옆 건물 옥상에 쌓여 있습니다.

방 안은 결로 때문에 온통 곰팡이로 뒤덮였습니다.

누수에 거실 천장까지 무너졌습니다.

[석회 물이 떨어져서 종유석처럼 저렇게 된 거예요.]

하지만, 피해 입주민들이 하자 보수를 요청할 곳은 없습니다.

지자체는 법적 지원 근거가 없다며 임대인에게 수리비를 청구하라고 했지만, 전세 사기 일당의 바지사장이었던 임대인이 잠적했기 때문입니다.

전세 사기 특별법으로 피해자들에게 '우선 매수권'이 부여됐지만, 이들에게는 소용이 없습니다.

[강민석/전세 사기 피해자 : 못 사죠. 이 집은 살 수가 없는 거죠. 오히려 이 집을 사면 더 큰 피해를 입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냥 피해자 상태로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전세 사기 피해자들은 떼인 보증금을 일부라도 찾아 나가고 싶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소액 임차인의 경우 경매 낙찰 시 보증금 일부를 가장 먼저 돌려받는 최우선 변제를 받을 수 있지만, 피해자 대부분은 떼인 보증금이 소액 임차인 기준을 넘기 때문입니다.

전세 사기 사건의 피해자 가운데 70%가 최우선 변제 대상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안상미/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장 : 더 나중에 들어오신 분들은 1억 넘게 계약하신 분들도 계셔서 그분들은 또 최우선 변제도 못 받기 때문에 1억 이상의 금액이 그냥 모두 손실로 남는 거죠.]

피해자들은 '선 구제, 후 회수'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전세 사기 특별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여야 간 입장이 맞서면서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영상편집 : 최은진, 디자인 : 장성범, VJ : 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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