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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옥수수 사라지나?"…규제 놓고 엇갈린 반응

<앵커>

'중독될 만큼 맛있다'는 의미로 음식 앞에 '마약'을 붙이는 경우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요. 이 같은 방식의 마케팅이 마약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조장한다는 우려 속에 대전시의회가 이를 규제하는 조례안을 내놓았는데, 시민들 반응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김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마약 옥수수부터 마약 떡볶이까지.

'중독성 있는 맛'이라는 의미로 각종 상호와 광고에 널리 사용되는, 이른바 '마약 마케팅'.

최근 이를 규제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국회에서 식약처장과 지자체장 등에 마약류 표현을 표시하거나 광고하지 않도록 권고할 수 있는 법안이 의결됐고, 대전에서도 교육감에게 학교 주변의 관련 상호와 광고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가 입법예고에 들어갔습니다.

[이병철/대전시 산업건설위원장 : 또 마약 김밥이든, 마약 떡볶이든, 마약 빵이든 이런 것이 너무 만연해서 일상생활에서 흔한 언 어로 사용되고 있고, 이런 것들이 국민이나 청소년들에게 마약에 대한 경계심이 약해지게 하면서….]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 등에 따르면 지역에서 '마약' 상호를 쓰는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은 12곳, 전국 기준으로는 183곳입니다.

마약 이름의 메뉴가 있는 곳까지 더하면 규제 대상은 더 늘어날 전망인데, 업주들은 불만입니다.

수년 전 상호 등록할 땐 문제 삼지 않다가 이제 와 바꾸라고 하는 건 맞지 않다는 겁니다.

['마약' 상호 업주 : (기존 상호가) 아예 이게 없어지잖아요. 이 사업장이 그러면은 손님들이 찾아오기 힘들죠. 그거는 그러니까 피해가 그럼 더 어마어마할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마약' 상호 규제에 대한 시민들 반응도 엇갈립니다.

[이태환/대전 서구 : 아무래도 좀 '자극적이다'라고 생각이 들어요. 일반인이나 학생들이 마약이라는 단어를 쉽게 접하는 것도 좀 문제인 것 같고….]

[대전 시민 : ('마약' 표현이) 대중적으로 상용화가 많이 되기도 했고, 사람들이 다 마약이라고 하면 이제 다 맛있는 거라고 생각을 하니까 상관없는 것 같아요.]

전문가들은 과학적으로 일상 속에서 '마약' 상표 사용이 마약 중독 증가로 이어졌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마약이란 용어를 일상적이고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은 마약류에 대한 심리적 허들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박성수/세명대학교 경찰학과 교수 : 이런 마약류에 대한 정말 실질적인 해악성,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아직 정확하게 자리 잡지 못한 청소년들에게는 마약이 일상적인 용어로 사용된다고 하면은 (위험하다).]

마약 상표와 광고를 변경하려는 자영업자에게 비용을 지원하는 법안도 통과된 가운데, 마약 용어 남용이 줄어들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영상취재 : 박금상 TJB)

TJB 김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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