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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유일 신생아 중환자실 폐쇄 위기…"의사 빼내기" 악순환

<앵커>

충북대병원이 도내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인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중환자실이 곧 폐쇄될 위기에 놓이게 됐습니다. 당직근무를 할 의사가 없기 때문인데 이대로 폐쇄될 경우 위급상황 발생 시 서울 등 대도시로 응급 이송을 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것입니다.

홍우표 기자입니다.

<기자>

충북대병원 본관 4층에 자리 잡은 고위험 산모, 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신생아집중치료센터입니다.

고령 산모, 조기 분만 등 고위험 산모와 태어난 직후 생명이 위태로운 신생아를 도맡아 치료하는 곳입니다.

도내 다른 종합병원이나 준종합병원의 경우 이미 수년 전 인력부족과 적자운영으로 문을 닫았고, 충북대병원만 도내에서 유일하게 25개 병상이 운영 중인데 곧 파행운영이 불가피해졌고 심각할 경우 올해 안에 문을 닫을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의사 부족입니다.

현재 교수 포함 의사 3명이 24시간 돌아가며 당직을 서며 가까스로 버티고 있지만 격무에 따른 피로가 누적되고 있고 곧 1명이 사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럴 경우 청주와 인근지역의 산부인과에서 응급분만상황이 발생하면 모두 서울이나 대전 등으로 이송할 수밖에 없습니다.

[박철종/산부인과 전문의 : 34주보다 어린 미숙아의 경우는 호흡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거든요. 거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의사를 더 채용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문제는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이들 센터의 전담 의료진은 소아과를 전공하고 2년간 신생아 중환자 분과 과정을 거쳐 배출되는 구조로 아무리 몸값을 높게 불러도 수도권에서 내려올 가능성이 희박한 것입니다.

수도권과 지방, 지방과 지방끼리 의료진을 뺏고 뺏기는 악순환의 구조가 돼 버린 것입니다.

[한정호/충북대병원 기획조정실장 : 이제는 대전, 강원도 경기도 남부에 새로 생기는 병원들에서 계속 새로 배출되는 의사들이 없으니까 기존에 있는 신생아 중환자실을 볼 수 있는 의사들을 연봉을 올려가면서 계속 빼내기를 하다 보니까 지금 2년 사이에 연봉이 기존보다 1억 이상 오르게 된 상황이죠.]

다음 달 배출되는 신생아 중환자분과 전문의는 전국에서 고작 8명.

이들 가운데 충북대병원을 지원할 의사는 현실적으로 한 명도 없습니다.

지역 신생아 응급치료시스템의 붕괴는 한번 무너진 지역 의료기반이 쉽게 복구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송신의 CJB)

CJB 홍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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