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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앙 200마리 중랑천 떴지만…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

<앵커>

전 세계에 2만 마리 정도만 남아 있는 천연기념물 원앙이 서울 중랑천 일대에서 200마리 가까이 목격됐습니다. 보통 쌍으로 다니는 원앙이 도심 하천에서 무리로 발견된 건 매우 드문 일인데, 이들의 서식지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김지욱 기자입니다.

<기자>

초록색 머리에 화려한 무늬의 갈색 깃털을 한 새들이 무리 지어 돌 위에 앉아 있습니다.

부부 금슬을 상징하는 새 원앙입니다.

서울 중랑천 성동교 아래에서 최근 원앙 200여 마리가 목격됐습니다.

제 뒤로 원앙 수십 마리가 다른 철새들과 함께 물 위에 떠있는데요.

조금 가까이 가보면 햇빛이 비추는 따듯한 곳에 원앙 세네 마리씩 무리 지어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은 겨울 철새로, 전 세계에 약 2만 마리 정도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원앙은 보통 쌍으로 붙어 다니기 때문에 이렇게 도심 하천에서 무리째 발견된 것은 이례적입니다.

중랑천의 물이 맑은 데다 성동교 인근에 먹이가 많은 것이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이승용/야생생물관리협회 조류 전문가 : 지금 수온이 굉장히 따뜻해요. 굴곡이 있잖아요. 이제 고기들이 치고 올라가는 상태에서 먹을 게 많고.]

하지만 원앙이 무리 지어 발견된 것이 마냥 좋은 일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만큼 서식지가 줄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한 환경단체 조사 결과, 재작년 서울 중랑천 철새보호구역 전체에서 목격된 원앙 개체 수는 모두 1천여 마리였는데, 지난해에는 200여 마리로 줄었습니다.

하천에 생긴 녹지시설과 탐방로 등이 철새 터전을 헤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최영/서울환경운동연합 생태도시팀장 : 물가와 가까운 곳에서 산책도 하고 하다 보니까 철새들 입장에서는 계속 경계를 하게 되는 거죠.]

사라지고 있는 원앙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서식지 유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소지혜, 화면제공 : 조류학자 윤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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