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동 불편해 대피 못해"…군포시 아파트 화재로 50대 가장 사망

<앵커>

오늘(2일) 아침 경기 군포시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50대 남성이 숨졌습니다. 함께 있던 부인과 손녀는 대피했지만 숨진 남성은 거동이 불편해 미처 피하지 못했던 걸로 조사됐습니다.

편광현 기자입니다.

<기자>

아파트 9층에서 시뻘건 화염이 창문 밖으로 뿜어져 나오고, 소방관들이 연기가 가득한 복도를 뛰어다닙니다.

오늘 아침 7시 20분쯤 경기 군포시 산본동의 15층 아파트 9층에서 불이 났습니다.

[정현미/목격 주민 : 검은 연기가 치솟아 올라가더라고요. 사이렌 소리가 나고.]

이 불로 9층 집에 있던 50대 남성 A 씨가 숨졌고, 부인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다른 세대 주민 13명도 연기를 흡입해 병원에 이송됐는데, 대부분 60대 이상 고령자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화재 당시 9층 복도가 시커먼 연기로 가득 차서, 일부 주민들이 고립된 채로 구조를 기다렸습니다.

[구조된 주민 : 매연이 꽉 차서 앞이 안 보이고 구조될 때도 산소호흡기 끼고 나왔어요. 같이 부축해서….]

불은 1시간 10분 만에 꺼졌습니다.

[문대연/군포소방서 현장대응2단장 : 저희가 총 114명이 출동을 하였습니다. 소방차량은 47대가 출동해서 현장 대응했습니다.]

불이 난 집안에는 A 씨 부부와 새해를 맞아 방문한 손녀딸이 머물고 있었습니다.

불이 나자 부인이 손녀를 데리고 빠져나왔고, 거동이 불편한 A 씨는 미처 탈출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경찰은 "A 씨가 가스레인지 불을 켜다 넘어지면서 화재가 시작됐다"는 가족의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원인 조사를 위해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현장 감식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불이 난 아파트는 1993년에 사용 승인을 받아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윤태호, 화면제공 : 경기소방재난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