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전자의 전직 간부가 첨단 반도체 기술을 중국 회사에 넘긴 혐의로 내일(15일) 구속영장 심사를 받습니다. 검찰은 이 간부가 8년 전 중국 업체로 옮기면서 반도체 기술을 유출한 걸로 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최근 해당 간부가 최근 반도체 공정의 기본이자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기술도 유출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한성희 기자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기술 유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사람은 삼성전자 전직 부장 김 모 씨와 삼성전자 관계사 전 직원 방 모 씨, 검찰은 김 씨가 8년 전 중국 업체로 이직하며 삼성전자가 2016년 2월부터 양산한 18나노급 D램 반도체 설계 관련 기술을 빼간 걸로 보고 있습니다.
김 씨에 대한 검찰 수사는 지난 5월 국정원 의뢰로 시작됐는데,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김 씨가 최근 방 모 씨와 공모해 또 다른 기술도 유출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반도체 공정의 기본이자 핵심 기술로 꼽히는 '증착 기술'을 중국 측에 넘긴 정황이 확인된 겁니다.
'증착 기술'이란 반도체의 재료인 웨이퍼 표면에 1마이크로미터, 즉 백만분의 1미터 미만 두께의 얇은 막을 입혀 전기적 특성을 갖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반도체를 얼마나 소형화할 수 있느냐를 가르는 핵심 기술이어서, 회사마다 1급 기밀로 취급하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이긍원/고려대 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부 교수 : 이것이 유출되었다는 것은 그 수천 명의 박사가 모여서 수십 년간 쌓아온 것을 그대로 넘겨준다는 것이기 때문에….]
검찰은 이들의 핵심 기술 유출로 최대 수조 원대의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을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로 첨단기술에 대한 규제가 강해지면서 기술 유출 범죄가 이어진 걸로 보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다른 관계자 10여 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검찰은 지난주 두 사람과 공모해 반도체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관련자 1명을 이미 구속기소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김준희, 디자인 : 강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