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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가족을 만들지 않는 한국인…신혼부부도 유자녀 가정도 역대 최소

<앵커>

화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청년층 혼인율이 줄어들고 있단 소식, 이제 익숙하기도 한데 최근의 감소세가 정말 가파릅니다. 국내 신혼부부가 100만 쌍을 간신히 넘는 수준으로 급감했다고요?

<기자>

일단 신혼이 언제 까지냐, 여기에 대해서는 사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요.

나라가 관련 정책을 수립하면서 볼 때 기준은 혼인신고 후의 5년까지입니다.

이 결혼 5년 차까지의 신혼부부가 통계청의 최신 집계인 지난해 기준으로 103만 쌍을 간신히 넘었습니다.

103만 2천 쌍, 역대 최저입니다.

2021년의 110만 천 쌍에서 1년 만에 6.3%나 줄어든 겁니다.

그만큼 1년 차 신혼 새롭게 신혼부부가 되고 있는 사람들이 줄고 있단 얘기가 됩니다.

2018년까지만 해도요, 당시 1년 새 결혼한 새 신혼부부들이 25만 3천 쌍은 됐습니다.

그때도 적다고 했었는데요.

그야말로 해마다 급감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난해에는 18만 6천 쌍까지 내려앉습니다.

5년 사이에만 4분의 1토막이 그야말로 증발했다, 26% 넘게 급감한 겁니다.

그런데 그나마 지난해는 코로나로 결혼을 미뤘던 사람들이 결혼을 좀 하면서 신혼부부가 줄어드는 속도가 2021년에 비해서 약간 느려진 거였거든요.

이제 코로나 핑계를 댈 수 없는데도 이 정도라면 올해 2023년에는 처음으로 신혼부부 100만 쌍 선이 깨질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앵커>

신혼부부 숫자가 이렇게 줄어든 반면에 늘어난 것도 있네요.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 비중이 역대 최대로 높아졌다고요?

<기자>

일단 우리나라 신혼부부 중에서 다섯 쌍 중에 한 쌍은 재혼입니다.

재혼 비율이 상당하죠. 재혼 부부들은 초혼보다 자녀가 있는 비율이 확연히 높긴 한데요.

이 결혼 이전에 낳은 자녀일 수 있기 때문에 최근 5년간의 출생 경향을 볼 때는 일단 제외하고 계산합니다.

전체 신혼의 79%를 차지하는 초혼들 중에서 자녀가 없는 부부가 사실상 절반입니다.

46.4%, 역시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로 가장 높은 비중입니다.

이렇다 보니 초혼 신혼부부들의 자녀 수는 역시 역대 최저인 평균 0.65명에 그치고요.

말 그대로, 한국인들이 더 이상 가족을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는 느낌마저 줍니다.

좀 더 파고들어 가 보면요, 그래도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은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긴 낳습니다.

3년 차 신혼부터 유자녀 부부 비중이 더 커지고요, 5년 차끼리만 놓고 보면 평균 1명을 넘어갑니다.

그러니까 일단 결혼을 안 하고, 하더라도 늦게 하고, 결혼한 뒤에는 아이 낳는 걸 미루다가 그래도 하나는 낳자 하고 자녀 한 명에 만족하는 모습이 그려진단 겁니다.

<앵커>

지역으로 한번 살펴볼까요? 신혼부부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지역도 수도권이지만, 아이를 갖기까지 가장 오래 걸리는 지역도 역시 수도권이에요?

<기자>

결혼 5년 차에는 그래도 자녀 1명씩은 낳는다고 말씀드렸죠.

5년 차에도 자녀 수가 평균 한 명을 밑도는 곳이 광역단체 기준으로 딱 3곳이 있습니다. 서울, 인천, 경기 수도권입니다.

특히 서울이 0.88명으로 가장 적고요. 혼인신고 후 첫째 아이 출생까지 걸리는 시간도 19.2개월로 가장 깁니다.

수도권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에 가장 회의적이라는 조사 결과를 감사원이 2021년에 내놓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결혼 이후에도 출산을 미루거나 아예 하지 않는 경우가 수도권에서 가장 빈번하게 보인다는 겁니다.

왜 그럴까, 맞벌이와 외벌이 부부의 소득차, 그리고 부채규모 차이를 보면 약간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맞벌이 부부는 57.2%에 이르는데요.

맞벌이 부부의 평균 소득은 8천433만 원, 외벌이는 4천994만 원입니다. 차이가 뚜렷하죠.

맞벌이 부부가 대출도 훨씬 더 많이 냅니다.

대신에 외벌이 부부는 자녀가 있는 비중이 맞벌이보다 10% 포인트 가까이 더 크고요.

또 하나, 집을 갖고 있는 부부들은 자녀를 둔 비중도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10% 포인트 넘게 더 큽니다.

이런 모습이 그려지죠.

수도권처럼 집값이 비싸고, 경쟁이 치열하고, 사는 데 돈이 많이 드는 지역에 살고 있는 집 없는 신혼부부는 내 집 장만하고. 생활을 꾸려나가기 위해서 빚을 많이 지고 계속 맞벌이를 유지합니다.

이들 중에 맞벌이를 하면서도 일과 가정을 병행하면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상황이 되는 부부들은 낳지만요, 그럴 형편이 안 된다면 차라리 출산과 육아를 포기하고 그 결과는 외벌이 부부보다 10% 포인트 낮은 유자녀율로 이어진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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