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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얘가 먼저 간단 걸 생각 안 했지"…'펫로스 증후군' 극복하려면

<앵커>

가족과 다름없는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난 뒤에 큰 우울감과 상실감을 겪는 것을 '펫 로스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이를 겪고 있고, 또 경험한 사람들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심우섭 기자입니다.

<기자>
반려동물 추모

3년 전, 반려견 듬뿍이를 하늘로 보낸 소담 씨.

12년이란 시간, 그 가운데 6년을 단둘이 보냈기에 슬픔과 외로움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습니다.

[윤소담/듬뿍이 견주 : 길에서 지나가는 강아지만 보면 막 눈물이 나고….]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다는 죄책감마저 듭니다.

[윤소담/듬뿍이 견주 : '왜 얘가 먼저 간다라는 거에 대해서 내가 생각을 안 하고 살았지'라는 게 제일 큰 후회였고 그리고 정말 사소한 것까지 다 내 탓인 것 같다는 느낌이 막 드는 거예요.]

올해 초 반려견 냉이와 이별한 강덕응 씨, 냉이의 시선으로 평생을 추억하는 책을 썼습니다.

[강덕응/냉이 견주 : 진짜 나에게 준 가장 특별한 선물이고, 우리 냉이는 충분히 자기 자서전을 쓸 만큼의 자격이 있다. 책을 만들어서 그 책하고 같이 묻어주자.]

큰 상실감으로 시작한 글쓰기는 오히려 힐링이 됐습니다.

[강덕응/냉이 견주 : '그냥 묻혀질 존재가 아니다' 이런 생각에서 썼지만 근데 막상 제가 결과적으로는 그 책을 써보니까 쓰고 나서 많이 치유가 됐어요.]

한 대학에서 최근 '펫로스 증후군'을 겪은 사람들을 조사해 보니 가장 후회되는 일로 같이 놀아주지 못한 점을 꼽았고 사별 후 경험으로는 갑자기 슬픔이 밀려오거나, 아무 재미나 기쁨이 없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습니다.

[나해란/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고마웠던, 감사했던 순간들을 반추를 하거나 어떤 기념일을 정해서 충분한 슬픔을 표출하는 것이 추후에 애도가 비정상적으로, 병리적으로 변하지 않게 도와주는 방법일 것 같고….]
견주, 반려동물

한차례 이별의 아픔이 있는 형민 씨는 지금 키우는 반려견들과의 매 순간을 사진에 담습니다.

[박형민/개미 하니 견주 : 둘 다 결국은 생명이고 저도 결국은 떠나게 될 거고 그렇다 보니까 죽음에 대해서는 그냥 객관적으로 좀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편이고요. 일단 애들 있을 때 최대한 오늘 하루 행복하게 해 주자.]

반려동물을 마지막까지 돌보는 주인은 10명 중 2명 정도.

'펫 로스 증후군'은 모든 책임을 다한 반려인만이 겪는 것인 만큼 이를 극복하는 충분한 시간, 그리고 주변의 위로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박진호, 영상편집 : 김윤성,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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