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걸리면 100만 원" 보험 불티…제재 나선 금융당국

<앵커>

일부 손해보험사들이 독감에 걸리면 최대 100만 원을 주는 상품을 판매해 논란이 됐습니다. 갈수록 경쟁이 과열되자 이런 상품들이 괜찮은 건지 당국이 제재에 나섰습니다.

고정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소아과, 감기로 병원을 찾은 아이들로 북적입니다.

[서재민/서울 양천구 : (감기를) 분기마다 한 번씩은 걸리는 거 같아요. 아무래도 (병원비) 부담이 있죠, 자주 병원에 가니까.]

코로나 이후 독감 환자가 늘자, 최근 손해보험사들은 잇따라 '독감보험'을 판매했습니다.

기존 보험에 특약 형식으로 가입하는 건데, 독감 확진을 받아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으면 보험금을 주는 형태입니다.

문제는 보험금 액수.

일부 손보사들이 100만 원까지 보장금액을 높인 후 보험료 1~2만 원만 내도 혜택이 크다는 입소문을 타고 폭발적으로 팔려나갔습니다.

[정신호/서울 양천구 : 보험 가입을 한 다음에 일부러 독감, 예를 들어서 잘 걸릴 수 있는 장소에 가서 독감에 걸려서 (보험금을) 따로 청구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습니다.)

보장 한도가 20만 원일 때 한화손해보험의 독감 보험은 2년 반 동안 3만여 건 판매됐지만, 100만 원으로 높이자 20일 동안 10만 건 넘게 가입자가 급증했습니다.

독감보험 뿐 아니라 운전자보험, 간병보험, 응급실 내원특약 등에서 비슷한 과잉 경쟁이 벌어졌습니다.

일부는 이득을 보겠지만 피해는 전체 가입자에게 돌아가는 문제가 있습니다.

[김범수/금융감독원 상품심사판매분석국장 :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나 과도한 의료 행위가 유발되어 실손의료보험금 및 국민건강 보험료 상승 등….]

금융당국의 제동에 손보사들은 독감보험 보장 한도를 한 달 전 수준으로 되돌리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김승태, 영상편집 : 최혜란, CG : 제갈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