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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령은 사형선고"…전면 봉쇄에 유엔 구호품 '바닥'

<앵커>

물과 전기도 끊긴 채 밖으로 나갈 길마저 막혀 버린 가자지구에는 도움의 손길도 제대로 닿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엔이 마련한 남쪽 임시 대피소에 피란민 40만 명이 몰렸지만 봉쇄 조치로 구호품도 바닥을 드러내면서 유엔마저 손을 들었습니다.

김영아 기자입니다.

<기자>

가자지구 북부에 하나뿐인 어린이 병원입니다.

신생아 수십 명을 포함해 특수 장비가 필요한 중증 어린이 환자들이 모인 병실입니다.

[후삼 아부 사피야/카말 에드완 병원 의사 : 이 아이들은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어서 이동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 아이들에게 이곳을 떠나라는 건 사형선고를 내리는 것입니다.]

의료진들도 아이들의 생명을 지탱하고 있는 침상에 목숨을 맡겼습니다.

[후삼 아부 사피야/카말 에드완 병원 의사 : 우리를 죽일 테면 죽이세요. 우리는 이곳을 떠나지 않고 계속 여기서 아이들을 치료할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대피령 이후 주민 60만 명이 피란길에 올랐지만, 노약자와 임신부, 장애인 등 대피할 수 없는 이들도 상당수입니다.

넘쳐나는 시신들을 둘 곳이 없어 아이스크림 운반 트럭까지 임시 시신 보관소로 쓰고 있습니다.

[야서 알리/수하다 알-아크사 병원 의사 : 병원 시신 보관실은 다 찼고, 이 트럭들로도 모자라서 시신 20~30구는 천막 안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가자지구 남쪽 유엔이 운영하는 임시 대피소에 모여든 사람만 40여만 명.

하지만 유엔은 이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전면 봉쇄로 물품이 바닥난 겁니다.

[필리페 라자리니/UN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 집행위원장 : 지난 8일 동안 가자지구 안으로는 물 한 방울, 밀 한 톨, 연료 한 방울도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유엔은 가자지구 전역의 병원에 발전기 연료가 하루치 밖에 남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이 심각한 식수난을 겪고 있는 가자 남부에 물 공급을 재개했다고 밝혔지만 물을 끌어올릴 전력 공급은 끊긴 상태입니다.

이스라엘이 전면 봉쇄를 풀지 않으면, 지상전이 시작되기도 전에 대재앙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영상편집 : 김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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