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유명 브랜드의 디자인을 베낀 뒤에 그걸로 제품을 만들어서 판 업체 대표가 구속됐습니다. 이 대표는 누적 방문자 숫자가 1천만 명이 넘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인지도를 활용해 제품을 홍보했고, 그렇게 번 돈으로 호화 생활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특허청 기술경찰이 서울 강남의 한 사무실을 압수수색합니다.
직원들은 옷에 라벨을 붙이거나 마지막으로 살펴보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곳곳에 유명 브랜드 옷을 그대로 베낀 모방품들이 널려 있습니다.
이 사무실 대표는 방문자 수가 1천400만 명에 이르는 블로그를 운영한 유명 패션 인플루언서 박 모 씨입니다.
박 씨는 블로그에서 509만 원짜리 루이비통 자켓의 디자인을 베껴 자체 브랜드를 붙인 모방품을 35만 5천 원에 팔았는데, 직접 입은 사진과 함께 '정품보다 훨씬 예쁘다'는 글로 구매를 부추겼습니다.
정품 가격 450만 원대인 원피스의 디자인도 베껴서 10만 원대에 팔려던 참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신제품을 사서 디자인을 베낀 뒤 반품하거나, 해외 패션쇼장에서 미리 옷을 사서 국내에 출시되기 전 모방품을 파는 수법을 썼습니다.
2020년부터 3년간 만들어 판매한 모방품이 2만여 점에 달합니다.
정품 가액으로 따지면 344억 원어치입니다.
박 씨는 이렇게 번 돈으로 서울 강남 고급 빌라에 살면서 2억 원이 넘는 고가 수입차 여러 대를 몰고 다니며 부를 과시했습니다.
기술경찰은 박 씨를 구속하고 범죄 수익 24억 3천만 원 전액을 추징보전했습니다.
[최승진/특허청 기술디자인 특별사법경찰과 수사관 : 디자인 범죄로 구속, 사전 구속영장까지 발부된 사례는 처음이고 워낙 죄질이 무겁기 때문에 이번에는 조금 강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허청은 직원 6명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고 모방품 제조에 가담한 국내외 제조업체 등 14곳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윤 형·황윤성 TJB, 영상편집 : 원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