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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빠진 '서민 금융'…금융 취약계층 지원이 줄고 있다

<앵커>

제도권 금융상품을 이용하기 어려운 이들에게는 '햇살론' 같은 서민 금융상품이 참 유용합니다. 수요도 늘고 있는데 오히려 취약계층 지원은 줄고 있습니다.

고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4개월 넘게 실직 상태인 30대 남성 김 모 씨가 서민금융센터 문을 두드렸습니다.

연 15.9% 고금리지만 급한 대로 50만 원을 융통했습니다.

[김 모 씨/서울 동작구 : 사채나 대부업을 (통해) 빌릴 순 없잖아요. 생활비랑 그다음에 저희 할머니 약값이랑… 지금도 계속 구직을 하고 있거든요, 제가.]

경기가 나빠지며 서민 금융 수요는 급증세입니다.

최대 연 11.5% 금리로 2천만 원 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근로자햇살론은 최근 복권기금으로부터 추가 금액을 수혈받았습니다.

올 초 2조 6천억 원으로 잡았던 공급액을 3조 2천억 원까지 늘렸습니다.

금리가 연 15.9%인 햇살론15 역시 3년 만에 전체 공급액이 4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연소득 1천500만 원 이하 이용자들의 대출액 비중은 줄어든 반면, 연소득 3천500만 원 이상 이용자 비중은 크게 늘었습니다.

소득이 낮을수록 대출 액수가 적은 점도 영향을 미쳤지만, 수요가 몰려 매달 초 한도를 금세 소진하는 상황에서 연 3천500만 원 이상 중산층 증가 폭이 가장 크다는 것은 서민 금융에서도 취약계층이 소외되는 것을 보여준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햇살론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이용하는 특례보증은 다루는 금융기관이 4곳에 불과하고, 소액생계비대출의 경우 내년 예산안에서 아예 빠졌습니다.

[성태윤/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금리 인상 등으로 금융 정책을 통한 저소득층 지원에 어려움 생기고 있고요.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재정 정책 측면에서의 보다 적절한 조처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신용자들이 대부업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우선순위 관련 제도 보완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 영상편집 : 김병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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