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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요일 전 직원 율동 촬영…이런 조합장도

<앵커>
농협과 신협같은 지역 금융기관에서 임원들의 갑질이 논란이 된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노동부가 기획 조사를 실시했는데, 아직도 말도 안되는 갑질을 하는 사례가 대거 적발됐습니다.

조을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충북 제천의 한 농협에서 5년 넘게 일하고 있는 직원입니다.

심부름꾼 부리듯 하는 조합장의 횡포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충북 제천 농협 직원 : 세탁소 심부름, 카센터 심부름, 약국 심부름, 심지어 본인 장모님 댁에 소금 몇 포대 갖다 줘라. 그것도 업무시간 끝난 후에….]

제때 못 하면 욕설이 쏟아졌고, 대기발령으로 위협했습니다. 

한 축협 조합장은 매주 월요일마다 전 직원이 율동하게 하고 동영상으로 촬영했습니다.

직원들과 영상을 공유하며 여성 직원의 외모와 복장을 지적했습니다.

다른 지역 축협 임원은 여성 직원에게 고객과의 식사 자리에 참석시켜 술을 따르고, 마실 것을 강요했습니다.

직원이 싫다고 하자 다른 지점으로 발령을 내버렸습니다.

또 한 신협 임원은 회식 중 술을 깨려 혼자 벤치에 앉아 있는 여성 직원을 성추행했고, '보너스 점수' 운운하며 워크숍 장기자랑을 강요해 직원들은 3개월간 학원을 다니며 뮤지컬 연습을 해야 했습니다.

노동부가 113곳의 지역 금융기관을 조사했더니, 성희롱이나 성차별, 괴롭힘, 임금체불 등 763건의 위법사항이 적발됐습니다.

[강숭훈 감독관/고용노동부 근로감독기획과 :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근로자들은 실제 회사에 문제 제기를 하는 걸 굉장히 어려워합니다. 그래서 혼자 앓다가 병원을 다닌 분들도 계시고 자발적으로 회사를 퇴직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조합장들은 대부분 억대 연봉에 막강한 인사권을 행사하지만 중앙회 차원의 견제와 감독은 허술합니다.

[최혜인 노무사/직장갑질119 : 지역 조합은 조합장이 선출직으로 당선되는데 그러다 보니까 권력이 특정 임직원한테 집중되고 조직문화가 폐쇄적이거나 권위주의적으로 형성되는 측면이….]

지역 금융기관 중앙회 대표들을 불러 모은 노동부는 성희롱과 괴롭힘 등 인격체의 존엄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사법처리 등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이소영, 삽화 : 문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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