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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아낀다"…100억 들여 태블릿PC 사곤 인쇄물 가득

<앵커>

빚이 수십조인 한국도로공사가 직원들에게 40억 원 가까이 들여 태블릿PC을 지급했다는 소식 얼마 전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철근 누락 사태로 논란이 된 LH 한국토지주택공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회의 때 낭비되는 종이를 줄이겠다며 100억 원 넘는 돈을 들여 직원들에게 태블릿PC를 나눠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찬범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 LH가 3년 전부터 전 직원에게 지급 중인 태블릿PC입니다.

모두 9천900여 대를 86억 원 넘게 주고 샀습니다.

대당 87만 원꼴입니다.

비슷한 시기 다른 공공기관이 구입한 기종보다 3배 이상 비싼 고급형입니다.

지급 목적 중 하나는 이른바 '페이퍼리스'.

회의할 때마다 낭비되는 종이 인쇄물을 줄이자는 취지인데, 태블릿 지급 뒤 회의에서 종이가 얼마나 사라졌을까.

얼마 전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로 열린 긴급 회의 자리.

책상에 인쇄물이 가득합니다.

다른 회의 때도 태블릿PC를 쓰는 모습, 쉽게 찾아볼 수 없습니다.

게다가 현 직원 수보다 많이 사들여 1천100대 넘게는 창고에 보관 중입니다.

[강대식/국회 국토위원 (국민의힘) : 자기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 같으면 그렇게 할 수 있겠나 이런 생각이 들죠. 예산을 좀 절약할 수 있는 부분은 절약할 수 있게끔 전수조사를 해서 시정을 해야 하겠죠.]

LH는 태블릿 PC 전용 '무제한 데이터 통신 서비스'도 직원들에게 제공했습니다.

실제 구입량보다 많은 1만여 대 기준으로 데이터량을 산정해 통신비로 모두 60억 원을 썼습니다.

LH는 대규모 인원 감축으로 재고가 늘어난 것이라며, 재고분은 올해 신입 직원 338명에게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전용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보안상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습니다.

국토부는 부실 시공 아파트 문제를 일으킨 LH를 상대로 고강도 혁신을 예고한 만큼 방만한 예산 지출은 없는지도 들여다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이찬수, 영상편집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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